지난 포스팅에서는 ERC를 알아봤습니다. ERC는 기대방어율, 즉, 이 투수의 투구내용이면 이 정도 평균자책이 되어야 한다는 기대값을 나타내는 기록이었습니다.
이번에 확인해볼 기록은 피칭런(PR)입니다. 피칭런도 ERC와 개념은 비슷합니다. 이 투수는 이번 시즌에서 이 정도의 자책점을 내주었어야 하는지를 계산한 뒤, 실제 자책점과 비교하여 판단하는 것입니다.
아래 기록은 모두 63이닝(경기수X0.5) 이상을 투구한 투수를 대상으로 뽑은 기록입니다.
1. 피칭런(기본) = { 투구이닝 * (리그평균자책/9) - 자책점 }
올 시즌 리그 평균자책은 4.11입니다. 이것은 평균적인 투수가 9이닝을 던질 때 4.11점을 내주는 것을 뜻합니다. (리그 평균자책 / 9)는 평균적인 투수가 1이닝에 내줄 자책점의 평균입니다. 따라서 여기에 투구이닝을 곱하면 평균적인 투수가 내줄 총 자책점이 나옵니다.
여기에서 자신의 자책점을 뺐을 때, 플러스가 나오면 평균적인 투수보다 자책점을 덜 내준 것이고, 마이너스가 나오면 평균적인 투수보다 자책점을 더 내준 것이겠죠. 물론 0은 딱 평균일 테구요. 자책점만으로 모든 것을 판단할 수는 없겠지만, 이 투수가 리그 평균보다 나았는지 나빴는지를 보는 하나의 지표로 활용하면 되겠습니다.
1위인 김광현의 30.98이라는 수치는, 리그 평균투수가 던졌을 때보다 김광현이 던졌을 때 30.98점의 자책점을 세이브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반대로 양훈의 -26.16이라는 수치는 리그 평균투수가 던졌을 때보다 양훈이 던졌을 때 26.16점을 더 내주었다는 뜻이 됩니다.
2. 피칭런(수정) = { 126경기환산 투구이닝 * (리그평균자책/9) - 126경기환산 자책점 }
피칭런의 기본공식은 이렇게 발전했습니다. 원래 수정공식는 162경기로 환산해야 하지만, 이것은 메이저리그가 162경기이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여기서는 한국야구의 상황에 맞게 126경기로 환산해서 계산합니다.
수정공식도 기본 방식은 같습니다. 다만 126경기로 환산하는 과정에서 등판수가 변수가 된다는 차이점이 생깁니다. 즉, 투구이닝이 비슷해도 등판경기가 적으면 126경기로 환산시 투구이닝이 더 커지므로 피칭런에 가산점이 생깁니다.
그러다보니 보시다시피 선발투수들이 상위권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126경기를 모두 던진다는 자체가 애당초 현실 가능성이 없는 조건이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수정판보다는 기본공식이 더 논리에 맞다고 생각합니다.
피칭런은 다양한 응용도 가능합니다. 가령 자책점이 아니라 피안타를 놓고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다면, 리그 평균보다 안타를 많이 맞은 투수와 적게 맞은 투수의 정도를 확인할 수 있겠죠. 물론 피칭런은 결정적인 한계는 가지고 있는 기록방식입니다. 리그 평균과 비교한 우월을 정리하자면, 굳이 계산하지 않아도 그냥 리그 평균만 알면 되기 때문입니다. 리그 평균자책이 4.11이었으니, 복잡한 계산없이 평균자책이 4.11보다 낮으면 평균보다 양호한 투수라고 볼 수 있는 것이죠.
다음 포스팅에서도 투수와 관련된 기록을 좀 더 보겠습니다. 갈수록 더 많은 데이터를 요하는 복잡한 방식들이기 때문에 무얼 먼저 할지는 고민을 해봐야겠습니다. ^^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
www.istat.co.kr)을 참고해 계산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