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에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를 결산했으니, 2008 결산 포스팅의 다음 순서로 각 팀의 공격력을 들여다볼까 합니다. 타율 등 각종 스탯의 정리는 10월에 올린 최종 리포트를 참고해주시고, 여기서는 그런 각 스탯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 얼마나 효율적인 득점을 올렸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 공격력의 균형
공격력에도 여러가지 부문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었는지 보기 위해 다섯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시즌 평균 대비 성취도를 추려보았습니더.
별 의미없는 말장난으로, COSPI 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이것은 Contact(정확성; 타율), On base(출루율), Speed(스피드), Power(힘; 장타), In home(득점력)의 다섯가지를 뜻합니다. 개인적으로 특정 스탯에 가중치를 주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위 다섯 가지에 동일한 비중을 두면 기록에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각 20-25-10-15-30의 비중을 두었습니다.
각각의 부문의 시즌 평균을 1이라고 보고, 해당 팀의 해당 부분 스탯의 결과를 평균과 대비하여 플러스 마이너스를 한 뒤, 각각 20-25-10-15-30의 비중을 두어 점수를 뽑은 것입니다. 만약 다섯가지 부문 모두 평균이었다면 총점이 100점이 되었을 것이고, 평균보다 높다면 100점 이상, 평균보다 낮다면 100점 이하가 될 것입니다.
C-O-S-P-I 다섯 가지를 구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C : 타율
O : 출루율
S : 도루율 = { 도루성공 / ( 안타 + 사사구 + 고의사구 ) }
P : IsoP
I : 득점율 = { 득점 / ( 안타 + 사사구 + 고의사구 ) }
도루율 : 한 번의 출루당 기대할 수 있는 도루의 확률
득점율 : 한 번의 출루당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의 확률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얼마나 안타를 많이 때리고 출루를 많이 했으며, 도루와 장타력은 얼마나 되고, 그것을 가지고 득점에 성공한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위 기준으로 시즌 평균과 8개 구단의 스탯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위에서 설명한대로 각각의 비중을 두어 평균이 100점이라 가정했을 때의 각팀의 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상위 3팀이 100점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 3팀은 전 부문에서 평균 이상을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4위부터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나뉘는 편입니다. 삼성은 출루율, 한화는 장타력, KIA는 스피드에서 강점을 보였습니다. 하위팀인 히어로즈와 LG도 각각 타율과 스피드에서 평균을 따라잡는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숫자로만 늘어놓으면 공격력의 균형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이것을 그래프로 그려보겠습니다. 그래프는 가중치 없이 평균을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만 계산해서 그렸습니다.
그래프의 가운데를 지나는 선이 평균입니다. 즉, 중앙의 실선보다 위로 튀어나온 것이 평균 이상이라고 보시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프로 알 수 있듯, 상위 3팀은 전부문에서 고루 평균 이상이었고, SK와 두산은 그 와중에 스피드에서 더욱 특출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4위부터는 그래프의 꼭지가 유독 아래로 처진 것이 있습니다. 삼성과 한화의 스피드가 유독 떨어지지만 다른 부문에서 만회하여 득점력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반면 KIA는 전체적으로 스탯이 고른 편이지만 득점력만 유독 떨어집니다. 이것은 밥상을 열심히 차렸어도 그것을 떠먹을 한 방이 없었음을 뜻합니다.
LG는 평균 아래에서 적당히 고른 균형을 유지합니다. 즉, 어느 한 부문의 단점 때문에 발목을 잡힌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좋게 말하면 골고루 전력을 끌어올리면 개선이 된다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총체적인 난국이라 할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공격력의 핵심이 결국 얼마나 득점을 올리느냐라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했을 때, 득점율의 선두를 다툰 두산과 한화의 기록이 보여주는 차이가 인상적입니다. 두산은 압도적인 스피드로, 한화는 정상급의 장타력으로 득점을 끌어올린 차이가 확연합니다. 사실 한화의 공격력은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쳤다는 단점이 분명히 있지만, 결과만 놓고 보았을 때는 분명히 4강권에 충분히 들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강에 실패한 것은, 앞선 글에서 정리한 투수진의 결과를 보면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득점의 결과
아무튼 결과적으로 얼마나 많은 득점을 올렸는지가 공격력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했을 때, 그러면 각팀의 득점의 결과는 얼마나 생산적이었는지를 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당연히 상위팀의 득점력이 뛰어나고 하위팀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득점율만 가지고 따진다면 굳이 살펴볼 의미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결과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각팀마다 상대 7개구단을 상대로 18경기씩을 치루었습니다. 그 상대 7개구단의 평균자책(또는 평균 실점)을 가지고 계산하면, 이 팀이 상대 7개구단을 상대로 몇 점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값이 나옵니다. 이 기대값과 실제 득점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용으로 득점과 타점을 함께 정리하였지만 타점은 정확한 기대값은 아닙니다. 자책점과 타점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인데,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두 가지 스탯이 상호 보완되므로 우선 상대팀의 평균자책을 토대로 기대 타점을 뽑았는데,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스탯 상에는 압도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두산의 무시무시한 공격력이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또 각 팀이 어느 팀하고 맞붙었을 때 공격이 잘 안 풀렸는지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별도의 코멘트는 더 달지 않겠습니다. 그냥 참고 정도로만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타율 등 계량화된 스탯만 모아놓고 보면, 공격력에 있어서 거의 모든 부문에서 SK가 8개구단 최강의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계량화된 스탯이 결국 득점까지 연결되는 과정이라고 보았을 때, 득점이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두산의 약진이 도드라집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부연하겠지만, 두산의 타선이 SK에 비해 상하위 골고루 짜임새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득점을 거두었다면, 그것은 최강의 테이블 세터와 클린업의 합작품으로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하여 계산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