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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at Analysis'에 해당하는 글(35)
2009.08.14   8개구단 시즌 3/4 경과 스탯 리포트
2009.06.25   8개구단 시즌 1/2 경과 스탯 리포트
2009.06.22   찬스에 강한 타자
2009.05.26   8개구단 시즌 1/3 경과 스탯 리포트
2009.05.07   8개구단 시즌 1/5 경과 스탯 리포트
2009.04.14   2009 시즌 출발, 8개구단 투타 리포트
2008.11.13   공격력의 균형과 득점의 결과
2008.11.12   도루에도 난이도가 있다? 4
2008.11.11   이런 기록도 있다 - (14) 파크펙터
2008.11.02   이런 기록도 있다 - (13) PSN


8개구단 시즌 3/4 경과 스탯 리포트

각팀별로 100여 게임을 치르면서 시즌의 3/4가 지났습니다. 상위권은 상위권대로, 중위권은 중위권대로, 순위가 뒤죽박죽이 되면서 아주 흥미진진한 가을야구 싸움을 벌이고 있는 프로야구. 현재까지의 기록을 투타별로 정리하여 모았습니다.

보시는 방법은 기존과 같습니다. 붉은 계열 바탕은 평균보다 양호, 푸른 계열 바탕은 평균보다 안 좋은 것이고, 괄호 안의 숫자는 해당 부문의 순위입니다. 빨간색은 8개구단 중 1위, 파란색은 8개구단 중 최하위인 경우를 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희생타는 편의상 색깔을 구분한 것이니 큰 의미를 부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8월 12일까지의 스탯 기준으로 정리하면 위와 같습니다. 선두까지 치고 올라간 KIA의 투수력의 무시무시함을, 그리고 그 정반대의 위치에서 한화 투수력의 답답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투수력은 팀순위에 따라 어느정도 비례하여 정렬이 되는데, 타력은 여전히 뒤죽박죽입니다. 심지어 1위팀 KIA의 팀타율은 8개구단 최하일 정도이니 말입니다.

4위싸움을 벌이는 세 팀의 경우, 삼성과 히어로즈가 공격력을 앞세우고 있는 반면, 롯데는 상대적으로 투수력에 장점이 있습니다. 롯데의 경우 시즌초 까먹은 스탯을 만회하는 중이라 4강권에 어울리지 않는 색분포를 볼 수 있는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단기간 내에 몰아쳐서 4강 턱밑까지 올라선 저력이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겠네요.

하위권으로 내려선 LG와 한화는 사실상 올 시즌 커다란 반전을 보여줄 확률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두 팀 모두 화끈한 타력이 장점이었으나 그보다 심각한 투수력 때문에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갈수록 타력마저도 힘이 빠지고 있는 중입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팀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존에 정리했던 자료를 순서대로 팀별로 모았습니다. (올스타브레이크 때 자료정리까지는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글을 쓰지 못했었습니다. 아래 팀별 파일에는 올스타브레이크 때 정리했던 스탯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평균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최신 데이터입니다. 조금씩 득점/실점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유독 부상자들이 많은 시즌이다보니 에이스 투수의 이탈도 종종 보이고, 덕분에 타자들의 기세가 더욱 드세집니다.


팀순위 1위로 올라선 KIA의 스탯입니다. 시즌이 흘러갈수록 팀순위가 올라가는 것을 보세요. 정말 올 해 KIA의 저력은 아주 무섭습니다. 물론 가장 큰 원동력은 타팀을 압도하는 투수진입니다. 용병 농사도 대성공, 젊은 유망주의 포텐셜 폭발, 주전 마루리가 빠져도 티가 나지 않는 튼튼한 투수진은, 사실상 거의 전부문에서 1위의 힘을 보여줍니다. 기록상으로는 여전히 투타의 불균형이 심각하지만(1위팀이 팀타율 꼴찌라니요!), 작년과 몰라보게 달라진 장타력, 그리고 뛰어난 응집력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용규 김원섭 등 부상선수까지 복귀하면서 짜임새도 더욱 좋아졌죠.


두산은 정말 시즌 내내 꾸준합니다. 투타 모두 안정적인 전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수비도 안정되어 있습니다. 넓은 잠심을 홈으로 쓰다보니 장타력이 조금 떨어지고, 이종욱 고영민의 부상으로 인해 트레이드마크인 발야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화끈한 중심타선의 화력으로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습니다. 선발투수진이 타팀보다 크게 빼어나지 못하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가며 난타를 당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고, 불펜의 질과 양이 월등하기 때문에 선발진의 단점이 전혀 표가 나지 않습니다.


SK가 3위까지 떨어진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입니다만, 박경완 김광현 채병용 등 핵심전력의 부상 앞에서는 "야신"도 좀처럼 수를 쓰지 못하고 있네요. 기록상으로 보면 어디 하나 아쉬울 곳 없는(딱 하나 꼽자면 에러가 많다는 것) 전력이건만, 스탯으로 드러나지 않는 집중력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투타 모두 타팀이 범접조차 할 수 없었던 작년의 SK는 아니라는 점이겠지요.


삼성의 4강 본능! 한때는 7위나 다름없는 공동 6위까지 떨어졌던 삼성이 다시 4위로 올라와 있습니다.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투수들보다는 타자들, 특히 단체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였던 최형우 채태인 등이 살아나면서 시즌 초의 활발한 공격력이 되살아났습니다. 공동 6위까지 떨어졌을 때 8개구단 중 가장 득점이 적은 "변비타선"이었는데, 어느새 "눈야구"를 동반하고서는 평균득점을 0.6점이나 끌어올리며 상위권으로 올라섰습니다. 반면 투수력은 여전히 확실한 반전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정현욱 권혁 등 불펜의 부하가 여전히 심한 편입니다. 삼성이 안정적인 4위를 유지하려면 크루세타 윤성환 외에 선발이 더 분전할 필요가 있겠죠. 대체용병 나이트의 역할도 커졌습니다.


색깔로만 본다면 하위권에서 헤매고 있을 것 같은데, 롯데는 지금 당당히 4강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위권 팀입니다. 작년만 해도 홈런과 도루가 많은 팀이었는데 올 해는 둘 다 주춤한 모습이구요. 홈런과 도루가 동시에 주춤하다보니, 타선은 시즌 초에 비해 활발해지고 있지만 결정적인 동력을 얻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대신 투수들은 손민한 복귀 이후 점차 안정을 찾아 이제 거의 전부문에서 평균 언저리의 자리까지는 올라왔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이 작년에는 2군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시즌 초의 부진 때문에 유망주도 기회를 많이 얻었고, 그러면서 팀 순위도 올라가 선수층이 더 튼튼해지는 효과는 거두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히어로즈의 공격력은 두산이나 SK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합니다. 심지어 도루까지 8개구단 최다, 어느새 "발야구"를 완전히 터득해버렸네요. 홈런은 한화에 이어 2위, 출루율도 좋아서 OPS는 전체 1위에 해당됩니다. 반면 투수진은 선수들의 이름값에 비해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장원삼 마일영이 아직도 컨디션이 완전하지 못하고, 뒷문지기는 뚜렷한 임자가 없다가 최근에서야 이보근이 주로 클로저를 맡고 있는 형편입니다. 아무래도 공격 친화적인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것이 투수들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히어로즈가 장원삼 마일영 황두성 김수경 등 주축 투수들이 자기 몫만 해주었다면 4강은 안정권이 아니었을까요?


2위까지 올라갔던 LG, 이제 7위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타력으로 버티던 팀이었지만 결국 타력도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힘이 빠지는 모습입니다. "눈야구"도 한풀 꺾여서 출루율도 하향 추세에 있고, 평균득점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투수진은 사정이 더 나쁜데, 부상 당하는 투수는 많아도 제 컨디션으로 복귀하는 투수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남은 투수들이 억지로 틀어막고 있는 형편인데, 덕분에 선발과 불펜 모두 과부하가 심하게 걸려서 추가 부상까지 염려되는 지경이지요. 올 해 한화의 투수력이 워낙 나빠서 티가 덜 나는 것일뿐, 올 해 LG의 투수진의 스탯은 새파랗게 도배된 작년에 비해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팀 평균자책은 6점에 육박하고, 팀피안타율은 3할에 육박합니다. 유일하게 남은 에이스 류현진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 올 해 한화의 투수력은 더 나빠질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투수력이 약해도 공격력, 특히 장타력으로 커버하던 팀컬러도 김태균 이범호 김태완의 부상 앞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는 노릇이죠. 결국 공격력까지 꾸준히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홈런은 여전히 8개구단 최다이지만 피홈런이 그것보다 많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도루와 도루허용 역시 극단적인 불균형이 시즌 내내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LG와 한화 모두 화끈한 공격력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고추가루 부대"로서 더할나위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죠. 과연 남은 경기에서 이 두 팀이 얼마나 순위에 영향을 줄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구요. 다만, 두 팀 모두 올 해로 감독의 계약이 만료되는데, 혹시라도 재계약 때문에 무리수를 두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결국 시즌이 막바지에 가까워질수록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명제가 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올해 유독 주축 선수의 부상이 많은 편이다보니 백업 선수층이 얼마나 튼튼한가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툴 3개 구단 중 가을야구 티켓을 누가 손에 얻느냐는 것도 이 두 가지 변수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했습니다.



8개구단 시즌 1/2 경과 스탯 리포트

벌써 시즌의 절반이 지났습니다. 올 해는 순위다툼도 재밌고 볼만한 경기도 많이 나오는 대신, 부상이나 오심 등 불미스러운 사건도 더 많아진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반환점을 돈 2009프로야구의 8개구단 투타부문 스탯입니다.

늘 그렇듯, 붉은 계열은 평균보다 양호한 것이고, 푸른 계열은 평균보다 안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빨간색과 파란색은 각 부문의 1위와 8위를 뜻합니다. 괄호 안의 숫자는 해당 부문의 해당 팀의 순위를 뜻하며, 희생타는 편의상 순위를 매긴 것이니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투수 부문 스탯은 대부분 상위 3개팀이 나눠서 1위를 차지하고 있고, 타자 부문 스탯은 대부분 4~5위 2개팀이 나눠서 1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정리할 때마다 순위가 요동을 치네요. 상위팀은 상위팀대로, 중하위팀은 중하위팀대로 순위 싸움이 아주 치열합니다. 그리고 초반부진했던 KIA-롯데-히어로즈가 차례차례 올라가는 사이 어느새 삼성과 한화가 아래 쪽으로 내려왔습니다. 4위부터 공동 6위까지 4개팀의 승차가 불과 2경기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후반기에도 순위는 크게 요동칠 것으로 보입니다.

단, 타고투저가 심해지면서 각팀의 투수력의 차이가 벌써부터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는데, 상위 3개팀의 평균자책이 3점대, 삼성이 4점대, 나머지 4개팀은 5점대입니다. 이 정도로 편차가 심하기 때문에 과연 특별한 변수 없이 중하위 5개팀이 상위권으로 올라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고 봅니다. 그런 면에서 한화와 삼성의 반전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습니다. 삼성은 상대적으로 투수력이 더 강하고, 한화는 김태균이 다시 복귀하면 타력이 훨씬 더 강해질 것이기 때문이죠. 마지막까지 두고봐야겠지만, 아마 4위 싸움이 어느 때보다 치열한 시즌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듭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팀별로 스탯을 정리해서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자료는 제가 이번 시즌 들어 같은 방식으로 스탯을 정리한 것을 팀별로 함께 모은 것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최신 데이터입니다.

평균부터 보겠습니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그러니까 시즌이 지날수록 점점 타고투저의 양상이 심해집니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팀별로 스탯을 보도록 하죠.


두산은 SK와 KIA의 거센 추격을 뿌리치고 여전히 1위를 지키고 있습니다. 투수력, 타력, 수비력 모두 톱클래스 수준이죠. 다만 최근 들어 두 가지가 꺾인 것을 볼 수 있는데, 하나는 장타력이고 하나는 도루입니다. 최준석과 김동주의 부상으로 인해 장타력이 줄었고, 이종욱과 고영민의 부상으로 인해 도루도 예년만 못합니다. 특히 도루 부문에서 두산이 평균 이하가 된 것은 아마 이번이 처음 아닌가 싶습니다. 아무튼, 그 많은 부상 선수들 속에서도 꾸준한 스탯을 유지하는건, 그만큼 팀의 선수층까지도 더 두꺼워지고 있다는 반증이나 마찬가지입니다. 몇년째 두산과 SK가 양강 체제를 유지하는데, 두산이 SK보다 백업이 약하다고 했다면 이제 그 약점까지 보완이 되어간다는 것이죠.


SK는 무승부가 가장 많아서 승률에 손해를 많이 봤습니다. 여전히 투타 모두 골고루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최근만 놓고 본다면 피출루가 크게 늘지 않았음에도 실점이 늘었고, 팀타율이 떨어지지 않았음에도 득점은 줄었습니다. 전체적으로 팀의 전력은 튼튼하지만 집중력이라고 해야 할지, 아무튼 표면적으로 드러나지 않는 무엇이 조금 틀어진 느낌입니다. 그리고 시즌 내내 최다 도루는 놓치지 않네요.


KIA의 극심한 투타 불균형은 조금씩 나아지나 싶더니 다시 타선이 주춤하네요. 최희섭 김상현이 타선의 파워를 끌어올리다가 최근 동반 부진에 빠졌고, 이용규가 부상 중인 상태에서 김원섭마저 지병으로 2군에 내려갔습니다. 최근에는 김선빈도 부상. 하여튼 KIA는 다른 것 다 제쳐두고 부상이 가장 큰 숙제입니다. 자꾸 부상자들이 생기고 팀 엔트리가 들락날락하다보니, 좋은 투수진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두산 SK에 한끝이 모자르네요. 실책도 점점 많아지더니 어느새 8개구단 최다 실책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자책점은 가장 적은데, 실점은 세번째로 적습니다.


최근 25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타율 2푼이 올라갔고 평균자책 0.5 정도가 떨어졌습니다. 그 사이 순위도 8위에서 4위로 수직상승. 최근 히어로즈의 상승세가 정말 무섭습니다. 김동수 플레잉코치가 경기에 뛰기 시작한 후부터 선발진이 조금씩 자리를 더 잡고 있고 무엇보다 불펜이 훨씬 안정되면서 투수력이 튼튼해졌고, 한 번 터지면 끝장을 보는 타선은 요즘 아주 끝장을 보고 있습니다. 팀OPS 1위. 팀홈런은 한화에 이어 2위이지만 장타력은 8개구단 최고라고 해도 될 정도의 포스입니다.

 

LG는 여전히 화끈한 공격야구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팀타율 팀출루율 1위. 최다안타와 최다득점. 삼진이 가장 적고 볼넷은 가장 많은 "눈야구". 하지만 문제는 투수죠. 시즌 절반이 지나도록 개선이 되기는커녕 점점 나빠지고 있네요. 평균득점보다 평균실점이 더 많습니다. 아무리 타자들이 벌어와도 4강이 힘겨운 이유가 이것이죠. 이제 복귀할 선수들은 강철민 서승화 빼고 다 들어왔고, 오히려 박명환 이범준 최원호 등이 부상으로 이탈하고, 어수선한 투수진은 쉽게 해결책이 보이지 않습니다.


시즌 초 암울했던 롯데도 점점 치고 올라오고 있습니다. 최근 26경기 사이에 팀타율이 1.4푼 정도 올랐습니다. 히어로즈만큼은 아니더라도 충분히 최근 타선의 상승세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죠. 투수진의 경우 피안타는 타고투저 흐름만큼 나빠지고 있지만 평균자책은 점차 좋아지고 있습니다. 위기관리 능력이 그만큼 개선되었다는 뜻이겠죠. 손민한이 복귀했고, 송승준 장원준이 슬럼프를 벗어나고 있기 때문에, 투수진은 점차 더 나아질 것 같습니다. 타선에서는 이대호가 살아나고 있지만 아직 가르시아가 부진한 것이 팀홈런 최하위로 나타납니다. 작년에는 기동력도 좋은 팀이었는데, 올 해는 조성환의 장기간 결장과 정수근의 부재 등으로 인함인지 도루는 신통치 않습니다.


삼성은 올 시즌 내내 야금야금 떨어지네요. 현재는 공동 6위. 투수력만 놓고 본다면 4위권에 해당하지만, 최근 삼성의 투수력이 불펜야구로 대표되었다면 현재 불펜이 불안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평균자책보다 더 투수진을 불안하게 느끼게 하는 이유가 됩니다. 더 큰 문제는 타격도 영 시원치 않다는 것이죠. 현재 8개구단 중 득점이 가장 적습니다. 확실한 것은, 삼성팬들 사이에서도 다소 호불호가 갈리는 "선동열식 야구"마저도 최근에는 보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한화가 순식간에 최하위로 떨어졌습니다. 투수력은 튼튼하지 못하지만 류현진이라는 에이스가 있고, 불안한 투수들마저 커버할 수 있는 압도적인 장타력으로 점수를 챙기던 팀컬러가 양쪽에서 붕괴된 탓이지요. 김태균의 이탈은, 표면적으로는 김태완 디아즈 등이 공백을 메우고 있지만 그 이상의 데미지를 주었다고 할 수 있으며, 선발과 불펜이 모두 무너진 투수진은 더 큰 구멍으로 나타납니다. 그래도 시즌 초에는 류현진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다승경쟁을 벌이고 양훈과 토마스가 불펜에서 제몫을 확실히 해준 덕분에 타력으로 중위권에서 버틸 수 있었는데, 류현진이 기복을 보이고 불펜의 과부하가 심해진 지금은 그마저도 못 버티는 듯합니다. 공동 6위와의 승차는 아직 4게임. 시즌을 포기하고 리빌딩에 치중할 시점은 아닌 것 같구요. 김태균이 복귀하면 승부를 걸어볼 여지는 충분하다고 봅니다.


후반기에는 순위싸움이 더 치열해지면서 당연히 총력을 쏟아붓는 팀들이 많아질 텐데요. 특히 투수진이 불안한 팀들이 각축을 벌이지 않을까 예상되는 4위 싸움에서는 불펜의 과부하를 어느 팀이 더 버티느냐가 최종 순위를 결정할 것으로 보입니다.

LG와 한화는 화끈한 공격력 때문에 비록 경기 중반까지 4~5점차로 지고 있어도 경기를 포기할 수가 없죠. 그래서 지는 경기에도 승리조 불펜을 투입하게 되는 부작용이 자주 보입니다. 반대로 삼성은 현재 공격력이 시원치 않아서 박빙의 승부가 많고 그래서 승리조 불펜을 투입하게 되는 경기가 많아지죠.

삼성은 비록 불펜이 흔들리고 있다지만 그렇다고 다른 중위권팀들처럼 실점이 많지는 않으므로 외국인 투수나 2군에 있는 선발투수들이 컨디션을 찾으면 충분히 치고 올라갈 동력이 생깁니다. 히어로즈와 롯데도 상대적으로 불펜의 과부하가 덜 심하기 때문에 조금 더 힘을 비축할 여지가 있죠. 반면, LG와 한화는 벌써부터 너무 불펜을 일찍부터 소모해버린건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LG나 한화의 경우 버릴 경기는 설사 역전승의 가능성이 보이더라도 과감하게 버린다고 생각하고 투수 운용했으면 오히려 지금보다 몇 승이라도 더 챙기지 않았을까요? 물론 프로의 세계에서 가능성이 보이는데도 포기하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고 어디까지나 결과론입니다만, 아무튼 지금까지 나타난 결과로 봤을 때 그렇다는 겁니다.



찬스에 강한 타자
흔히 "찬스에 강하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사실 그 기준이 명확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그나마 득점권 타율을 가지고 살펴보는 것이 가장 일반적일텐데, 이런 식으로 생각해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올 시즌 현재까지 두산 김현수의 득점권 타율은 0.333입니다. 득점권 세 번 중 한 번은 안타를 때려주었다는 뜻이니 당연히 찬스에 강한 타자라고 할 수 있을까요? 김현수의 올 시즌 타율은 0.377입니다. 김현수는 득점권 상황에서 66타수 22안타(타율 0.333), 그 외의 상황에서 162타수 64안타(타율 0.395)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경우, 득점권 타율이 0.333이니까 찬스에 강하다고 해야 할까요, 아니면 득점권이 되면 타율이 6푼 이상 떨어지니까 찬스에 약하다고 해야 할까요?

사실 정답은 없습니다. 그래도 이런 식으로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아서 한 번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일단 올 시즌 규정타석의 절반 이상을 채운 타자 85명을 대상으로 득점권 타율의 10위까지의 순위를 살펴보겠습니다.


이 선수들이 득점권 상황에서 잘 때려주는 선수들입니다.

그러면, 득점권 상황이 되면 평소보다 더 괴력을 보이는, 그야말로 "찬스에 각성하는" 타자들은 누가 있을까요? 득점권 타율이 비득점권 타율보다 월등히 높아지는 순서대로 상위 10명과 하위 5명을 정리했습니다.


주자가 스코어링 포지션에 있지 않으면 1할 타율에 그치는 김상훈이 득점권에서는 0.375로 무려 2할 이상의 타율 상승을 보입니다. 마찬가지로 안치용 역시 1할 타자에서 3할 타자로 대각성하고, 김재호도 2할 초반에서 3할로 껑충 뜁니다.

반대의 경우도 있는데, 정근우는 비득점권 상황에는 4할에 육박하지만 득점권에서는 1할대에 그칩니다. 타율이 가장 큰 폭으로 떨어진 타자는 삼성의 김상수. 부담없는 상황에는 신인답지 않게 3할을 때려주지만 득점권 상황에는 1할에도 채 미치지 못합니다.

마찬가지의 방식대로 출루율도 차이를 뽑아봤습니다.


브룸바 최희섭이 1~2위로 갑자기 나타났네요. 역시 위기상황에서는 중심타선과의 승부를 피하기 때문에 사사구가 많아지기 때문일 겁니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득점권 상황에서 최희섭까지 승부를 피하면 다음 타자인 김상현의 득점권 타율이 무섭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최희섭과 승부를 하기도 겁나고 승부를 피하기도 겁나는 그런 상황이라는 것이죠. 물론 이 두 선수가 요즘은 약간 슬럼프 기미가 보이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KIA가 순식간에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간 일등공신들인 것은 분명합니다.

반대의 경우, 이대형은 비득점권 상황에서보다 출루율이 많이 떨어지는 것이, 주자가 앞에 있으면 기다리지 못하고 자꾸 공을 건드리기 때문에 사사구가 적기 때문이라고 보아야할 것이구요. 김태균은 상당히 뜻밖이지만 올 해 워낙 부상 여파가 크다는 것을 무시하지 못할 겁니다. 가장 큰 폭으로 출루율이 떨어진 선수는 타율과 마찬가지로 김상수입니다.

살펴본 김에 OPS까지 보겠습니다.


김상현이 1위로 치고 올라왔는데, 무려 OPS 5할 이상 올라갑니다. 김상훈도 거의 5할가량 상승하구요. 그 외 타율/출루율 부문에서 순위에 들지 못했던 박용택이 4위에 올라있는데, 타격 1위에  득점권 타율 1위를 기록할만큼 득점권/비득점권 가리지 않고 꾸준히 잘 때려주기 때문에 위에서는 순위에 따로 들지 못했지만, OPS만큼은 득점권 상황에서 월등히 좋아진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타율/출루율보다 상대적으로 장타율이 높아졌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득점권 OPS 1.362도 전체 1위에 해당합니다.

반대로 득점권 상황에서 OPS가 5할 이상 떨어진 선수도 있습니다. 김상수와 박석민이 그 주인공이구요. 팀내 중심타선 역할을 해주는 이택근과 가르시아도 득점권 상황에서 OPS가 크게 떨어진 것이 눈에 띕니다.


득점권 타율 등 득점권 상황의 스탯은 사실 모수가 크지 않기 때문에 크게 신뢰할만한 기록은 아닙니다. 당장 안타 몇 개만 더 때려도 타율이 쑥쑥 올라가버리니까요. 하지만 팀의 주전급으로 기용되는 선수들이 시즌을 절반 가까이 치르며 쌓은 기록이라면 마냥 무시할 수는 없다고 봅니다.

일단 얼핏 생각하기에, 득점권 상황에서 괴물로 돌변하는 선수들 앞에는 출루율이 높은 선수들이 오는 것이 유리하고, 그 반대인 경우는 되도록 찬스가 많이 가지 않도록 타순을 짜는 용병술도 필요하겠죠. 다음에 시간이 되면 그런 것을 좀 더 정리해서 올려보겠습니다. 아마 그 때쯤이면 득점권 타율도 확 바뀌어 있을 가능성도 있겠군요. ^^


-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했습니다.
- 위 기록은 6월 19일까지의 기록을 기준으로 합니다.


8개구단 시즌 1/3 경과 스탯 리포트

벌써 시즌의 1/3이 지났습니다. 경기 외적으로도 참 말도 많고 탈도 많은 2009 프로야구, 1/3이 지난 지금까지의 각팀의 투타 스탯을 모아봤습니다. 늘 그렇듯, 붉은 계열은 평균보다 양호한 것이고, 푸른 계열은 평균보다 안 좋은 것입니다. 그리고 빨간색과 파란색은 각 부문의 1위와 8위를 뜻합니다.

괄호 안의 숫자는 해당 부문의 해당 팀의 순위를 뜻하며, 희생타는 편의상 순위를 매긴 것이니 크게 의미를 두지 않으셔도 될 것 같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먼저 각팀의 스탯을 하나로 모은 것입니다.


두산이 1위로 올라선 것이 눈에 띄는 가운데, 각각 투타에 약점을 가지고 있는 KIA와 LG가 그 뒤를 힘겹게 쫓고 있습니다. 시즌 초 참담하게 바닥을 헤매던 롯데는 조금씩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고 있으며, 믿었던 투수진이 무너진 히어로즈가 최하위로 떨어졌습니다. 일단 정리된 테이블만 보아도, 왜 두산과 SK가 1,2위 다툼을 벌이는지 아주 쉽게 해답을 구할 수 있습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팀별로 스탯을 정리해서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아래 자료는 제가 이번 시즌 들어 같은 방식으로 스탯을 정리한 것을 팀별로 함께 모은 것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최신 데이터입니다.

평균부터 보겠습니다.

평균을 보시면 시즌이 흘러갈수록(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타고투저가 더 분명해지고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비율스탯도 물론이지만 시즌초에 비하면 평균적으로 득점과 실점이 경기당 0.4점 정도 올라갔음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팀별 스탯 변화를 살펴보겠습니다.


1위로 올라선 두산. 타자들이 꾸준하다면 투수들은 더 분발했습니다. 타고투저의 흐름까지 감안했을 때 더욱 양호해진 투수 스탯이 두산을 1위까지 끌어올린 1등공신이라 할 수 있을텐데, 홍상삼 등 신인의 출현도 물론이지만 불펜진의 대분발이 그 중에서 으뜸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KILL(고창성-임태훈-이재우-이용찬)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겼던데, 선발진이 타팀보다 다소 미흡해도 불펜의 양적 질적으로 우수하기 때문에 경기를 매조지하는데 큰 걸림돌이 되지 않습니다. 이종욱 고영민 등이 빠진 타선이 계속해서 정수빈 김재호 등 다른 선수들로 그 공백이 메워지는 것도 대단하다고밖에 이야기할 수 없겠습니다.


SK는 2위로 내려섰습니다. 하지만 올 해 바뀐 무승부 제도 때문에 다소 손해보는 측면도 분명히 있고, 스탯으로 보자면 여전히 8개구단 최강이라는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시즌초 KIA의 투수진의 워낙 괴물같았기 때문에 SK의 투수진은 골고루 2위권의 스탯을 기록했는데, KIA 투수들이 다소 주춤하는 동안 SK 투수들은 그 페이스를 그대로 유지하면서 많은 부문의 1위로 올라섰습니다. 타율이나 OPS는 큰 변화가 없으나 그에 비해 득점력이 다소 줄어든 측면은 있어 보입니다. 여전히 많이 출루해서 많이 보내고 많이 달리는 야구를 하고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 투수진을 가지고 4강에 못 드는 것이 이상할 정도라고 누차 이야기했더니만, 어느새 4강에 훌쩍 올라와버린 KIA입니다. 그 와중에 투수진은 시즌초에 비해 다소 주춤합니다. 대신 타자들의 분발이 눈에 띄는데, 부문별 순위로 보자면 여전히 7위권인 것들이 많이 있지만, 그래도 불과 20경기도 되지 않아 평균을 확 끌어올린 것을 보면 최근 타선의 분위기 반전에 성공한 것은 분명합니다. 김상현 트레이드가 대성공이었고, 홍세완의 복귀도 안정적입니다. 여기에 이용규까지 돌아와서 김원섭과 짝을 이루면 공격력은 더 강해질 것 같습니다. 다만 7~8선발까지 꾸릴 수 있다던 막강 투수진의 일부 선수가 슬럼프 기미를 보이는 것이 다소 불안하며, 윤석민 마무리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지도 미지수입니다.


2위까지 찍었던 LG. 여전히 4강에 붙어있습니다. 2위까지 올랐을 때, 일시적인 분위기 폭발을 뒷받침해줄 투수력이 개선되지 않으면 4강도 장담하기는 어려울 것이라 이야기했었는데, 그래도 4강은 꾸준히 지켜내는 것을 보면 좀 더 단단해진 팀컬러를 엿볼 수 있게 됩니다. 팀을 지탱해주는 것은 물론 공격력인데, 팀타율 팀출루율이 1위로 올라섰을 정도입니다. "눈야구"는 여전하여 삼진이 가장 적고 사사구는 가장 많습니다. 하지만 투수들은 여전히 안타까운데, 투수진의 대수술을 했음에도 크게 개선되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복귀한 박명환 이동현이 제몫을 해준다면, 그리고 대체용병 바우어가 평균 정도만 해준다면, 나아가 강철민 서승화도 복귀한다면, 그런 퍼즐조각을 잘 맞출 수 있느냐가 여름을 버틸 수 있을지 여부를 결정지을 듯합니다.


개인적으로 시즌 초에 삼성이 올 해 일을 내지 않을까 하는 예상을 했었습니다. 특유의 불펜야구의 부활, 타선의 성공적인 리빌딩, 여기에 김상수 등 발야구 요원까지 가세하면서 팀컬러가 훨씬 더 입체적이 됐다고 생각했기 때문인데요. 막상 시즌이 흘러가면서 순위는 한 계단씩 내려앉고 있습니다. 리빌딩된 타선이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모습이고, 그래서 중심이 튼튼하지 못하기 때문에 득점의 응집력이 다소 헐겁습니다. 김상수가 부진할 때쯤 되어 신명철이 분발하고 있지만, 중심타선을 이뤄주어야 할 젊은 사자들(박석민 최형우 채태인)이 작년의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울 따름입니다. 투수진도 외국인 선수들의 악몽을 재현하려는듯 점차 선발진에서부터 한계를 보이고 있습니다. 워낙 불펜이 튼튼하기 때문에 배영수와 외국인 투수들만 기대치를 해주면 더할 나위 없겠죠.


한화의 팀컬러는 더이상 부연설명이 필요없겠지요. 그런데 장타력과 별개로 득점으로 연결되는 것은 기세가 꺾였습니다. 김태균과 이범호가 정상 컨디션이 아니라는 것, 게다가 디아즈도 반쪽짜리 선수가 되어 2군으로 내려갔다는 것의 데미지는 엄청날 수밖에 없겠죠. 투수력이 여전히 약한 편인데다가 유일한 믿을 구석인 류현진마저 슬럼프의 기미가 보이기 때문에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듯싶습니다. 한상훈의 군입대 이후 눈에 띄게 허술해진 내야수비와, 여전히 8개구단 중 가장 취약한 발야구 등 현재의 한화는 장점보다 약점이 더 많이 눈에 띄는게 사실입니다. 물론 김태균 류현진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 이야기는 또 달라지겠지요. 두 사람의 존재감은 단순히 투타 에이스의 정도를 넘어서는 것이니까요.


최하위였던 롯데는 일단 탈꼴지에 성공했습니다. 스탯으로만 보면 여전히 투타가 골고루 골칫거리 투성이이지만, 타선은 조금씩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는 듯싶습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공격 부문에서 최하위이지만, 단기간 내에 평균 타율 1푼에 평균 득점 0.6점을 끌어올릴 정도로 최근의 상승세는 반전에 성공한 것이 분명합니다. 조성환도 복귀를 준비 중이고, 홍성흔도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에, 이대호 가르시아 강민호가 어서 더 올라와주기를 기다려야겠죠. 어쨌든 스스로 맥을 끊어먹고 자멸하는 것은 상당히 개선되었습니다.


히어로즈의 투수진이 이렇게 무너질 거라고는 상상도 하지 못했습니다. 일시적인 부진이 아니라 시즌 초부터 쭉 이어지는 부진이라는 것이 속쓰릴 법한데요. 장원삼 마일영 김수경의 동반 부진은 물론이고 불펜까지 연일 불쑈를 벌이는 것을 막아낼 방법이 없습니다. 타선에서도 노장 선수들이 한동안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거나 부상으로 이탈했다가 속속 복귀하고 있습니다. 반신반의했던 클락도 어느정도 제몫을 해주고 있고, 브룸바는 여전히 위압적이며, 이택근 황재균 등 뒤를 받치는 공격력도 나쁘지는 않습니다만, 분위기를 잘 못 타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가 약팀으로 굳어지기 전에 히어로즈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에서 인용했습니다.



8개구단 시즌 1/5 경과 스탯 리포트

페넌트레이스가 약 1/5가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각 팀의 투타 부문 스탯을 정리했습니다. 지금까지 정리했던 것과 같이, 평균보다 양호하면 붉은 계열, 평균보다 나쁘면 푸른 계열로 구분하였고, 각 부문의 1위와 8위는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따로 표기하였습니다.

이번부터는 해당 부문 내 순위를 함께 병기합니다. 가뜩이나 숫자가 많은 테이블 내에서 순위까지 추가하면 더 복잡해보일 것 같아 그동안 순위는 표기하지 않았는데, 1,8위를 제외한 나머지 순위도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병기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모든 스탯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희생타는 편의상 분류일 뿐이니 색상이나 순위에 구애받지 말아주세요.)

시즌 시작 후 바로 정리했을 때와는 또 많은 변화가 보입니다. 물론 상위팀일수록 골고루 양호하고, 하위팀일수록 부족한 부분들이 더 많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시즌 초라 그런지 여전히 특이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대표적인 팀이 LG와 KIA입니다.

KIA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베스트 투수진입니다. 타력도 시즌 초보다는 점차 나아지고 있는 중이지만, 그렇다고 팀 순위를 확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LG는 KIA만큼의 임팩트(?)는 부족하지만 KIA와 정반대의 투타 불균형을 안고 있으면서 무려 2위까지 올랐습니다.

선두 SK는 벌써부터 독주 체제로 들어가려는 분위기이고, 그 외에 투타가 가장 안정된 팀은 역시 두산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투수들이 팀을 지탱해주었다가 작년에 위기를 맞았던 삼성은 시즌 초 다시 투수진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한화의 팀컬러는 여전하고, 히어로즈와 롯데의 부진이 눈에 띕니다.

그러면 각팀별로 나눠서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평균부터 정리했습니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홈런/에러/병살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타율은 큰 변화가 없지만 전체적으로 득점이 더 많아진 양상을 볼 수 있고, 이것은 홈런이나 안타가 늘어서라기보다는 도루나 희생타 등 작전 구사가 좀 더 본격화되면서 공격의 집중력이 나아졌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각 팀별로 살펴보겠습니다.


SK는 명불허전입니다. KIA의 투수들과 한화의 타자들이 워낙 크레이지 모드이기 떄문에 부문별로 최상위를 기록한 것은 많지 않지만, 골고루 2위권에 해당되는 균형을 맞추며 특별한 빈틈을 찾을 수 없습니다. 시즌 초에는 작년처럼 에러가 많은 편이었으나 이것도 서서히 나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야구 관련해서 글 쓰기 시작한 이래 8개구단 관련 글은 대개 팀순위 순으로 정리했는데, LG가 이렇게 위에 나온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잠깐 눈물 좀 닦고.. ㅠ.ㅠ)

LG가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집중력을 보이며 2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런데 스탯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최상위권의 전력이라고 하기엔 분명히 약점이 많이 있습니다. 몰라보게 달라진 팀 분위기로 한달음에 몰아쳐 2위까지 올라섰지만, 일단 투수진이 분발하지 않으면 4강권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한 현실입니다. 부상 투수들이 성공적으로 복귀만 해준다면, 쉽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삼진 대마왕" 타선의 선구안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 2009년 LG 타선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두산은 여전히 투타가 고루 뛰어나지만, 미칠듯이 몰아친 시즌 초에 비해 타력이 살짝 슬럼프 기미가 보입니다. 볼넷을 가장 많이 골라내는 등 많이 누상에 나가는 능력은 여전히 탁월하지만, 그것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이 시즌 초보다 조금 막힌 듯싶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단 투수진이 "자멸"하지 않는 기본기가 되어 있고, 수비도 튼튼하기 때문에 4강권 밖으로 밀려날 일은 어지간해서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삼성은 시즌 초보다 공격력이 한 풀 꺾였습니다. 하지만 투수진이 안정되어 있고, 특히 삼성 특유의 삼진을 많이 잡고 볼넷은 적게 내주는 모습도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5할 승률은 꼬박꼬박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격에 있어서 팀컬러가 확 바뀐 것도 볼 수 있는데, SK 두산처럼 도루와 희생타를 적절히 구사하는 "발야구"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거포들이 그 뒤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숙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한화는 뽑을 것은 확실히 뽑고, 내줄 것은 확실히 내주는, 그 특유의 팀컬러가 계속됩니다. 여전히 화끈한 장타 위주의 공격력으로 최다 득점, 게다가 컨택도 좋아져서 팀타율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득점이 늘어난만큼 실점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불안요소인데, 선발과 불펜 모두 양적으로 힘에 부치는 모습입니다. 2008년에는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었으나, 올 해는 한상훈의 군입대 등으로 인해 수비가 다소 불안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고 투수에 최악의 타자들이라는 극단적인 대비는, 타자들의 분발로 점차 양호해지고 있습니다. 투수들은 여전히 난공불락, 그리고 타자들도 페이스가 서서히 올라옵니다. 최희섭이 살아나면서 "홈런왕 김기아"라는 비아냥은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것 같구요. 이용규 등 부상자가 적지 않은 상태에서 이만큼 해주고 있기 때문에, KIA도 베스트 전력으로 붙으면 충분히 4강권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그 놈의 "불운"부터 먼저 떨치고 올라서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초 내야수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아직까지는 수비도 튼튼하게 투수들을 잘 도와주고 있는 중입니다.


히어로즈의 초반 행보는 투타가 모두 무언가 아귀가 맞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시즌 초 타력이 폭발했을 때는 투수들이 감을 잡지 못했고, 이제 투수들이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하니까 타자들이 갑자기 슬럼프에 빠지고 있습니다. 노장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해 있고, 그 자리를 메워줄 백업 선수층이 튼튼하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아직 장원삼 마일영 김수경이 동반 부진한 투수진이 서서히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하위권으로 고정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 초 롯데의 부진이 꽤 오래 갑니다. 아무리 동계훈련을 타팀보다 약하게 치뤘다고 하지만, 작년에 보여준 투타의 밸런스가 이렇게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아직 손민한이 합류하지 않은 투수진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타선 쪽입니다. 타자들의 부진이 너무 깊어지는데, 돌파구를 빨리 찾지 못하면 그 후부터는 조바심 때문에 더 슬럼프가 길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작년에도 수비가 튼튼한 편은 아니었지만, 올 해도 시즌 초부터 계속 수비까지 불안하기 때문에 설상가상입니다.


2009 시즌 출발, 8개구단 투타 리포트
작년 시즌에 틈틈이 정리하던 투타 각 부문의 스탯 정리를 올 해도 틈틈이 계속하려고 합니다(일단 한 눈에 펼쳐놓고 봐야 그림이 그려지는 스타일이라 말이죠^^).

정리하는 방식은 기존과 마찬가지로,
평균보다 양호한 것은 붉은 계열, 평균보다 저조한 것은 푸른 계열입니다. 그리고 새빨간 색과 새파란 색은 각 부문의 1위와 8위를 체크한 것입니다. 따라서 붉은 계열이 많을수록 스탯이 양호하고, 푸른 계열이 많을수록 스탯이 저조하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클릭하시면 큰 이미지를 볼 수 있습니다.)


희생타는 편의상 색상을 분류한 것이니 최고 최악에 구애받지 말고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이제 고작 8경기를 치렀기 때문에 하루만 호투/맹타를 해도 스탯이 확 바뀔 수 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할 것입니다.

팀별로 간략한 코멘트를 부연합니다.

1. SK 와이번스

부상과 컨디션 난조, 무쓸모 용병 등 시즌 초 상당히 팀 분위기가 어수선한 SK. 그러나 그 와중에도 전력누수가 없다는 것을 보면 역시 강팀은 강팀입니다. 특히 투수진이 여전히 튼튼하고, 실점을 가장 적게 내주는 위기관리능력도 엿볼 수 있습니다. 다만 실책이 많은 점은 작년에 이어 여전히 개선되지 않은 모습입니다.

2. 두산 베어스

보통 두산은 "슬로 스타터"였습니다. 전문가들이 예측하는 전력은 평균 이하이고 시즌 출발도 그에 발맞추는 듯했지만, 어느새 꼭대기에 올라가 있는 모습이 "미라클"이라고 했던 팀입니다. 그런 두산이 올 해 FA 출혈과 용병 교체 와중에도 시즌 초부터 무섭게 치고 올라가 있습니다. 소위 "국대 타선"으로 구성된 상위타선의 가공할 힘에 최준석 손시헌까지 쏠쏠히 보태주니까, "힘야구"와 "발야구"를 동시에 갖춘 괴물 타순이 만들어졌습니다. 심지어 홈런까지 1위. 희생타가 가장 적은 스타일도 여전합니다.

3. 한화 이글스

투수진이 조금 부족해도 공격력으로 메우는 팀컬러는 여전합니다. 그 공격력이 장타력에 올인하는 것도 여전합니다. 홈런은 두산과 함께 공동 1위. 반면 도루는 최하위. 작전을 걸지 않고 타자들이 직접 승부를 많이 하다보니 병살타는 가장 많지만, 아무튼 팀타율이 평균에 살짝 못 미쳐도 득점력은 평균을 훌쩍 넘는 것은 확실히 한화만의 무서운 장점으로 자리잡은 분위기입니다. 다만 작년에도 이런 분위기대로 가다가 중심타선이 슬럼프에 빠지면 탈출구가 없었던 것에 비추어, 올 해는 투타에서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개인적인 생각은 덧붙입니다.

4. 삼성 라이온스

투타 모두 비교적 안정된 상태로 시즌을 출발했습니다. 장타가 아직 터져주지 않고 있지만 공격력도 나쁘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한화 못지않게 답답하던 기동력이 크게 개선된 점이 눈에 띄고, 작전을 많이 걸지 않지만 병살타가 가장 적다는 점도 타자들의 기본기는 탄탄하다고 엿볼 수 있습니다. 일단 현재의 가장 큰 고민거리는 잔루가 많다는 점인데, 이 부분은 채태인도 복귀했고, 박석민 최형우 등이 제 컨디션을 찾으면서 해결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5. 히어로즈

시즌 초 히어로즈의 투수진이 상당히 암울합니다. 당초 김시진 감독이 복귀하고 좋은 선발투수가 많아 투수진은 큰 걱정을 하지 않았는데, 의외로 출발은 좋지 못합니다. 반면, 브룸바가 대폭발한 타선이 팀을 이끌고 있는데, 희생타가 가장 많듯 작전을 충분히 걸면서 중심타선에 맡기는 스타일로 가고 있습니다. 작년에도 시즌 초에 투수가 부진하고 타선은 폭발했는데, 결국 이 불균형이 여름을 넘어가면서 투타의 동반 부진으로 귀결되었던 점을 감안하면, 올 해는 히어로즈가 이 투타의 불균형을 극복할 수 있을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습니다.

6. 롯데 자이언츠

롯데가 시즌 초 투타에 걸쳐 작년만 못한 모습입니다. 손민한이 없고 장원준이 부진한 투수진도 구심점이 없고, 장타 구경이 힘든 중심타선이 구심점이 되지 못하는 타선도 답답합니다. 실책이 많다는 것도 골칫거리이고, 기동력도 아직 시동이 걸리지 않았습니다. 일단은 투타에서 구심점이 되어줄 선수가 좀 나와줘야 반전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7. LG 트윈스

더 떨어질 곳이 없을 정도로 암울한 시즌을 보낸 LG. 올 해도 시즌 초부터 대반전을 이룬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작년보다 조금씩 나아지는 모습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여전히 대부분 평균이하이기 때문에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가는 것이 힘겹지만, FA와 용병 효과가 확실한 타선을 감안하면 일단 투수진이 좀 안정되면 승부를 걸어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눈에 띄는 변화는, 지난 시즌 삼진왕이었던 LG 타자들이 올 해는 삼진이 가장 적다는 점입니다. 일단 출루율을 높이기 위한 기본기는 좀 더 나아졌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8. KIA 타이거즈

솔직히 이 정도의 투타 불균형이 존재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보지 못했습니다. 리그 최강의 투수진과 리그 최악의 타선의 조화. 투수들이 실점을 최소화해도 그것보다 점수를 적게 뽑아주는 타선. 작년에도 투수진은 4강권에 뒤지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4강에 오르지 못했던 KIA의 고질병은 올 해도 계속되는 것 같은데, 이용규 채종범 등의 부상 소식까지 더해지면서 "그 놈의 부상악령"은 올 해도 따라붙는 것 같아 더 답답합니다.


지금까지의 각 팀의 스탯과 작년의 스탯을 비교해서 살펴보는 것도 생각은 해봤지만, 서두에서 언급한 것처럼 8경기만 가지고 절대적인 의미를 부여하기는 어렵다고 보기 때문에 일단 여기까지만 정리하겠습니다. 시즌 중 틈틈이 스탯을 정리하면서 작년과 비교할만한 부분이 있으면 추가로 부연하겠습니다. ^^

-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했습니다.


공격력의 균형과 득점의 결과

지난주에 선발투수와 불펜투수를 결산했으니, 2008 결산 포스팅의 다음 순서로 각 팀의 공격력을 들여다볼까 합니다. 타율 등 각종 스탯의 정리는 10월에 올린 최종 리포트를 참고해주시고, 여기서는 그런 각 스탯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었는지, 그리고 그 결과 얼마나 효율적인 득점을 올렸는지를 살펴보려 합니다.

○.. 공격력의 균형

공격력에도 여러가지 부문이 있습니다. 그것들이 얼마나 균형을 이루었는지 보기 위해 다섯 가지 부분으로 나누어 시즌 평균 대비 성취도를 추려보았습니더.

별 의미없는 말장난으로, COSPI 라는 이름을 붙여주었는데, 이것은 Contact(정확성; 타율), On base(출루율), Speed(스피드), Power(힘; 장타), In home(득점력)의 다섯가지를 뜻합니다. 개인적으로 특정 스탯에 가중치를 주는 것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위 다섯 가지에 동일한 비중을 두면 기록에 왜곡이 발생하기 때문에 각각 20-25-10-15-30의 비중을 두었습니다.

각각의 부문의 시즌 평균을 1이라고 보고, 해당 팀의 해당 부분 스탯의 결과를 평균과 대비하여 플러스 마이너스를 한 뒤, 각각 20-25-10-15-30의 비중을 두어 점수를 뽑은 것입니다. 만약 다섯가지 부문 모두 평균이었다면 총점이 100점이 되었을 것이고, 평균보다 높다면 100점 이상, 평균보다 낮다면 100점 이하가 될 것입니다.

C-O-S-P-I 다섯 가지를 구하는 기준은 아래와 같습니다.

C : 타율
O : 출루율
S : 도루율 = { 도루성공 / ( 안타 + 사사구 + 고의사구 ) } 
P : IsoP
I : 득점율 = { 득점 / ( 안타 + 사사구 + 고의사구 ) }


도루율 : 한 번의 출루당 기대할 수 있는 도루의 확률
득점율 : 한 번의 출루당 기대할 수 있는 득점의 확률


그러니까 다시 말해서, 얼마나 안타를 많이 때리고 출루를 많이 했으며, 도루와 장타력은 얼마나 되고, 그것을 가지고 득점에 성공한 확률이 얼마나 되는지를 종합적으로 따져본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위 기준으로 시즌 평균과 8개 구단의 스탯을 확인해보겠습니다.


이것을 가지고 위에서 설명한대로 각각의 비중을 두어 평균이 100점이라 가정했을 때의 각팀의 점수는 아래와 같습니다.


보시다시피 상위 3팀이 100점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이 3팀은 전 부문에서 평균 이상을 기록하면서 자연스럽게 평균 이상의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4위부터는 장점과 단점이 뚜렷하게 나뉘는 편입니다. 삼성은 출루율, 한화는 장타력, KIA는 스피드에서 강점을 보였습니다. 하위팀인 히어로즈와 LG도 각각 타율과 스피드에서 평균을 따라잡는 모습을 보였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렇게 숫자로만 늘어놓으면 공격력의 균형이 한 눈에 들어오지 않으니까 이것을 그래프로 그려보겠습니다. 그래프는 가중치 없이 평균을 기준으로 플러스 마이너스만 계산해서 그렸습니다.


그래프의 가운데를 지나는 선이 평균입니다. 즉, 중앙의 실선보다 위로 튀어나온 것이 평균 이상이라고 보시면 되는 것입니다. 그래프로 알 수 있듯, 상위 3팀은 전부문에서 고루 평균 이상이었고, SK와 두산은 그 와중에 스피드에서 더욱 특출난 모습을 보였습니다.

4위부터는 그래프의 꼭지가 유독 아래로 처진 것이 있습니다. 삼성과 한화의 스피드가 유독 떨어지지만 다른 부문에서 만회하여 득점력 자체는 나쁘지 않습니다. 반면 KIA는 전체적으로 스탯이 고른 편이지만 득점력만 유독 떨어집니다. 이것은 밥상을 열심히 차렸어도 그것을 떠먹을 한 방이 없었음을 뜻합니다. 

LG는 평균 아래에서 적당히 고른 균형을 유지합니다. 즉, 어느 한 부문의 단점 때문에 발목을 잡힌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좋게 말하면 골고루 전력을 끌어올리면 개선이 된다는 것이지만, 나쁘게 말하면 총체적인 난국이라 할 수도 있는 노릇입니다.

공격력의 핵심이 결국 얼마나 득점을 올리느냐라는 것으로 귀결된다고 했을 때, 득점율의 선두를 다툰 두산과 한화의 기록이 보여주는 차이가 인상적입니다. 두산은 압도적인 스피드로, 한화는 정상급의 장타력으로 득점을 끌어올린 차이가 확연합니다. 사실 한화의 공격력은 너무 한 쪽으로 치우쳤다는 단점이 분명히 있지만, 결과만 놓고 보았을 때는 분명히 4강권에 충분히 들 수 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강에 실패한 것은, 앞선 글에서 정리한 투수진의 결과를 보면 설득력이 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 득점의 결과

아무튼 결과적으로 얼마나 많은 득점을 올렸는지가 공격력의 모든 것을 대변한다고 했을 때, 그러면 각팀의 득점의 결과는 얼마나 생산적이었는지를 보는 것도 괜찮을 것입니다.

당연히 상위팀의 득점력이 뛰어나고 하위팀은 그렇지 못합니다. 그러니 단순히 득점율만 가지고 따진다면 굳이 살펴볼 의미도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조금 다른 관점에서 결과를 분석하고자 합니다.

각팀마다 상대 7개구단을 상대로 18경기씩을 치루었습니다. 그 상대 7개구단의 평균자책(또는 평균 실점)을 가지고 계산하면, 이 팀이 상대 7개구단을 상대로 몇 점을 올릴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기대값이 나옵니다. 이 기대값과 실제 득점을 비교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참고용으로 득점과 타점을 함께 정리하였지만 타점은 정확한 기대값은 아닙니다. 자책점과 타점이 일치하지 않기 때문인데, 그래도 대부분의 경우 두 가지 스탯이 상호 보완되므로 우선 상대팀의 평균자책을 토대로 기대 타점을 뽑았는데, 어디까지나 참고용으로만 보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놓고 보면 스탯 상에는 압도적으로 나타나지 않는 두산의 무시무시한 공격력이 어느정도 현실적으로 다가옵니다. 또 각 팀이 어느 팀하고 맞붙었을 때 공격이 잘 안 풀렸는지 보이는 것도 같습니다. 여기에 대한 별도의 코멘트는 더 달지 않겠습니다. 그냥 참고 정도로만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타율 등 계량화된 스탯만 모아놓고 보면, 공격력에 있어서 거의 모든 부문에서 SK가 8개구단 최강의 공격력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런데 그런 계량화된 스탯이 결국 득점까지 연결되는 과정이라고 보았을 때, 득점이라는 결과만 놓고 보면 두산의 약진이 도드라집니다. 다음 포스팅에서 부연하겠지만, 두산의 타선이 SK에 비해 상하위 골고루 짜임새가 있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정도 득점을 거두었다면, 그것은 최강의 테이블 세터와 클린업의 합작품으로 보아도 큰 무리는 없을 것 같습니다.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하여 계산했습니다.



도루에도 난이도가 있다?

파크펙터를 계산하면서 이런 생각을 했습니다. 구장에 따라 도루에 유리한 구장이 있지는 않겠지만, 주자가 도루하기에 유리한 조건은 있을 수 있다, 고 말이죠. 예를 들면 이런 식입니다. SK 선수들은 도루 시 박경완의 도루저지를 받을 일이 절대 없습니다. 도루저지율 최고의 포수가 자신의 도루를 막지 않는다는 것, 분명히 도루하는 입장에서는 큰 메리트입니다.

이런 식으로 상대팀의 도루저지율을 근거로 도루의 난이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난이도라는 표현이 좀 어색하기는 하지만, 실패확률이 높은 것이 결국 난이도가 높다고 볼 수 있다는 점에서 그렇게 표현을 했습니다. (정확한 데이터 산출을 위해서는 도루 상황마다 상대팀의 상대포수까지 알아야겠지만, 그 정도 데이터를 취합하기는 무리가 있기 때문에 상대팀의 도루 저지율을 가지고 계산해봤습니다.)

먼저 팀별 도루저지율은 아래와 같습니다.


이것은 모든 출전 포수를 대상으로 해당 팀의 도루저지율을 산출한 것입니다. 그러니까 SK를 상대로 도루하는 주자는 38.2%의 살패확률을 안고 뛴다는 뜻이 되는 것이죠. 만약 SK의 한 선수가 나머지 7개팀을 상대로 10번씩 도루 시고를 한다면, 이 70번의 도루시도에 { ( 0.238*10 + 0.304*10 + 0.311*10 ..... ) / 70 } 의 실패확률을 안고 뛴다고 볼 수 있는 것입니다.

이해를 돕기 위해 실제 한 선수의 데이터를 가지고 정리해보겠습니다. 도루 1위 이대형 선수의 데이터입니다.


이대형 선수가 상대한 7개구단의 도루저지율을 감안했을 때, 이대형 선수는 78번의 도루 시도에서 72.6%의 성공율로 56~7개의 도루를 성공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80.8%의 높은 성공율로 63개의 도루를 성공했으니, 상대팀의 도루저지 능력을 감안했을 때 아주 만족스러운 성과를 올렸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올 시즌 도루 15개 이상을 성공한 23명을 위와 같은 방법으로 기대성공율을 뽑아봤습니다.


기대성공율이 가장 낮은 선수, 즉 상대팀의 도루저지율을 감안했을 때 확률적으로 가장 도루 실패 가능성이 높았던 선수는 김원섭입니다. 반대로 확률적으로 가장 성공 가능성이 높았던 선수는 박재상과 최정, 그리고 근소한 차이로 정근우가 뒤를 잇습니다. SK 선수들의 기대성공율이 높다는 것은, 역시 박경완을 상대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일 것입니다. 그만큼 훨씬 수월한 상태에서 베이스를 훔칠 수 있었다는 것이죠.

이러한 기대성공율과 실제 도루성공율을 비교해보았을 때, 가장 놀라운 성취도를 보인 선수는 조성환입니다. 기대치보다 무려 19.2%나 높은 도루성공율을 기록했습니다. 그 외에도 이종욱 조동화 클락이 10% 이상 더 높은 도루성공율을 기록했습니다. 반면, 가장 성공율이 떨어졌던 선수는 전준호입니다. 확률적으로 73.1%의 성공율을 기대할 수 있었으나 실제로는 59.3%의 성공을 기록했으니 상대팀의 저지능력에 견주어 도루실패가 유독 많았던 셈입니다.

그러면 이런 식으로 기대성공율보다 실제 도루성공율이 높음으로 인해 얻은 추가 도루는 몇 개나 될까요?


이종욱이 무려 8개의 도루를 추가로 얻어낸 셈입니다. 이대형도 기대치만큼만 도루를 했다면 60도루 고지는 넘지 못했을 것입니다. 반면, 실제 도루성공율이 기대성공율보다 낮기 때문에 오히려 도루 갯수를 까먹은 선수들도 있습니다. 가장 많이 까먹은 선수가 정근우. 거의 4개 가까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습니다.

물론 이런 "데이터 놀음"은 어디까지나 결과를 가지고 가공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습니다. 다만, 구장이 작으면 홈런 치기 더 유리하다는 식의 일반적인 생각과 마찬가지로, 상대팀의 저지율 차이에 따라 도루하기에 더 유리하다는 비슷한 범주의 정리라고 보아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하여 계산했습니다.



이런 기록도 있다 - (14) 파크펙터

파크펙터 포스팅입니다. 파크펙터라는 기록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은 우선 뒤로 미루고, 일단 기록을 보도록 하죠.


파크펙터는 구장 효과, 즉 특정 구장이 투수에게 유리한지 타자에게 유리한지를 따져보는 기록입니다.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을 홈구장으로 사용하는 투수는 개인기록에 그만큼 어드벤티지가 있는 것이기 때문에, 개인기록에 구장의 효과가 미치는 영향을 따지는 용도로 사용됩니다.

파크펙터를 구하는 공식도 여러가지가 있습니다. 미국의 경우, 일단 팀 자체가 많기 때문에 구장별로 다양한 기록이 도출될 수 있고, 콜로라도 경기장처럼 자연적 조건이 명백히 경기에 영향을 주는 곳도 있으므로 파크펙터가 유의미한 데이터가 나오기도 하며, 따라서 조금이라도 더 신빙성 있는 결과값을 얻기 위한 다양한 계산법이 나와 있습니다.

여기서는 짐 퍼테이도가 고안한 방식의 파크펙터 계산법으로 소개하겠습니다. 계산방식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도 포스팅이 빼곡해지니, 계산방식이 잘 정리된 블로그를 연결해드리겠습니다.

http://kini.tistory.com/422
http://blog.naver.com/jin37416?Redirect=Log&logNo=70012126207

참고로, 저는 보조구장(청주 마산 제주)은 완전히 무시하고 데이터를 계산했습니다. 이 세 구장은 경기수가 적어 표본에 신뢰도가 떨어지기 때문입니다. 가령, 롯데는 마산에서 9경기를 치뤘는데, 이것은 완전히 무시했기 때문에 롯데의 홈경기는 사직에서의 57경기만 계산합니다. 원정팀 역시 보조구장에서의 기록은 함께 무시합니다.

또 같은 홈구장을 쓰는 두산과 LG도 따로 계산했습니다. 두산 대 LG의 경기도 홈과 원정을 구분하여 계산했습니다. 구장의 효과를 따지자는 것이기 때문에 엄밀히 말하면 두산과 LG는 하나의 팀으로 보고 계산해야 맞지만, 그렇게 하면 너무 복잡해지기 때문에 편의상 구분하였습니다.



위에 연결해드린 블로그에서 짐 퍼테이도의 계산방식으로 뽑은 홈런 파크펙터가 이렇습니다. 평균이 1이라고 했을 때, 대전구장에서는 홈런이 30% 정도 더 잘 나오고, 사직구장에서는 20% 정도 덜 나온다는 결과입니다. 즉, 1보다 작을수로고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 1보다 클수록 타자에게 유리한 구장이라는 것입니다. 계산할 때 홈런 대신 안타/2루타/3루타/득점 등 무엇을 대입하든 해당 부문의 파크펙터를 구할 수 있습니다.

만약 모든 구장의 파크펙터가 동일하다는 가정 하에 홈런 순위를 다시 쓰면 어떻게 될까요? 위 파크펙터를 응용하여, 모든 선수가 똑같은 구장에서 경기를 했다고 가정했을 때의 홈런 10걸은 이렇게 변합니다.


물론 홈런에는 소수점이 나올 수 없으나 순위를 정리하기 위해 소수점까지 계산했습니다. 보시다시피, 가장 홈런과 친하지 않은 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롯데 선수들의 조정홈런값이 월등히 뜁니다. 반대로 가장 홈런과 친한 구장을 홈구장으로 쓰는 한화 선수들의 조정홈런값은 많이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기록을 정리해놓으면, "역시 김태균의 홈런왕은 구장빨이네"라는 식으로 생각하시는 분들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파크펙터를 따질 때는 꼭 이 부분을 생각해야 합니다. 홈런타자가 많아서 홈런 친화적인 구장으로 나온 것인지, 홈런 친화적인 구장이라 홈런이 많은 것인지. 정답은 없습니다. 보시는 분들의 개인적인 판단에 맡기겠습니다.


또 이렇게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한화의 공격력이 무서웠던 것도 순전히 구장빨이었어"
특정 선수의 특정 부문 기록만 놓고 보면 파크펙터의 영향이 클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한 시즌 통틀어 한 팀의 공격력 전체를 논한다면 파트펙터의 영향은 미미하다고 봅니다. 대전구장은 펜스 거리가 가장 짧기 때문에 홈런이 많다고 칩시다. 반대로 대전구장은 그만큼 페어 지역이 타구장보다 좁기 때문에 안타가 나올 확률은 떨어집니다. 홈런만 가지고 경기할 것이 아닌 이상, 이처럼 각각의 장단점이 다 있는 것이고, 따라서 한 팀의 공격력 전체를 파크펙터로 폄하하기는 무리가 있다는 것입니다.

아래는 홈런 대신 TA를 가지고 파크펙터를 계산한 것입니다. TA는 홈런뿐 아니라 안타와 장타, 도루 등 공격력 전반에 걸친 다양한 기록들이 고루 반영되었기 때문에 공격력을 비교하는 잣대로 유용하다고 보고 TA를 기준으로 정리해보았습니다.


순위가 바뀐 것은 둘째치고, 각 구장의 격차가 현저히 줄었습니다. 평균(1)을 기준으로 2~30%까지 편차가 발생하던 홈런 파크펙터와 달리, TA 파크펙터는 편차가 2~4% 정도에 불과합니다. 즉, 홈런뿐 아니라 안타와 장타 등 공격 전반에 걸친 영향력을 따지자면 파크펙터의 효과는 크지 않다는 반증이라고 봅니다.

개인별 조정 TA 순위도 마찬가지의 결과를 보여줍니다.

규정타석의 70% 이상을 채운 타자를 대상으로 TA 순위를 뽑아본 뒤, 파크펙터를 대입해 조정한 결과의 순위와 비교해보았습니다. 보시다시피 순위에 큰 차이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위에 홈런 순위가 차이가 생기는 것과 비교해보면 더욱 분명하지 않습니까.

잠실구장의 데이터도 관심있게 볼 부분입니다. 가장 규모가 큰 야구장답게 홈런은 덜 나오지만, TA로 보면 오히려 타자들에게 유리한 구장으로 나옵니다. 물론 이것은 "뛰는 야구"를 중시하는 두산과 "도루왕 보유팀" LG의 홈구장이라는 점도 감안이 되었겠지요(TA 계산 시 도루도 들어가니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만으로 이런 차이를 설명할 수는 없을 겁니다. 구장이 커서 홈런이 덜 나오는 대신, 안타나 장타가 나올 확률은 더 높다는 뜻으로 볼 수 있을 겁니다. 즉, 잠실이 투수에게 유리한 구장이라는 편견은 옳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아직 한국야구에서 파크펙터는 유의미한 데이터는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보다 유의미한 데이터를 만들기 위해 3~5년치 데이터의 평균을 내기도 하는데, 여기서 그렇게까지는 하지 않겠습니다. 다만 제가 이런 기록 정리를 3~5년 더 하다보면 그 때는 자연스럽게 그런 정리가 가능해지겠지요. ^^


다음 포스팅에서는 투수와 관련된 자잘한 기록을 조금 더 살펴보겠습니다. 그런데 우선 2008년 결산 타이밍을 놓치면 안될 것 같아서, 우선 그 쪽에 역량(?)을 모아야 할 것 같습니다. 세이버 매트릭스 기획 포스팅은 기회가 될 때 꾸준히 업데이트할테니, 이런 기록도 있구나, 라는 시선으로 가볍게 즐겨주시기 바랍니다.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기준으로 계산했습니다.



이런 기록도 있다 - (13) PSN
이번 포스팅에서 다뤄볼 기록은 PSN입니다. 우리가 흔히 "호타준족"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PSN은 이른바 "호타준족 지수"라고 할 수 있는 수치입니다. 즉, 홈런과 도루가 골고루 많은 타자가 누구였는지를 알아보는 것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아래 기록은 모두 규정타석이 70%(274 타석) 이상을 채운 타자를 대상으로 합니다.


1. PSN = { ( 2*홈런*도루) / (홈런+도루) }

PSN도 빌 제임스가 고안했습니다. 공식을 보면 아시겠지만, 만약 홈런이나 도루가 0이라면 PSN은 무조건 0으로 나옵니다. 따라서 발은 느리고 힘만 좋은 순혈 거포, 홈런은 없지만 도루는 엄청나게 하는 대도는 PSN에서 무조건 불리해집니다.

반대로 홈런과 도루가 골고루 많으면 분자값이 커지기 때문에 PSN은 높아집니다. 그래서 홈런과 도루에 골고루 능한 사람이 높은 점수가 나오므로 "호타준족"을 알아보는 지수라고 하는 것입니다.


PSN의 최하위는 무조건 0(도루 또는 홈런이 0인 선수)이기 때문에 상위 10명만 추렸습니다. 20-20 클럽을 달성한 클락이 단연 1위, 그 외 10개 안팎의 홈런과 두 자릿수 도루를 같이 기록한 선수들이 상위권에 올라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만 보면 마치 PSN은 도루에 좀 더 치중된 기록처럼 보입니다. (해당 선수를 무시하는 것은 아니지만) 홈런 7~9개만 때리고서 호타준족이라 이름을 올리기는 왠지 어색하기 때문입니다. 그것은 어쩔 수 없는 것이, 보통 홈런 20개 이상을 때리는 타자들이 대부분 굳이 도루를 하지 않기 때문에 이 수식 하에서는 상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보통 메이저리그 기준으로 PSN이 15 정도가 넘어야 호타준족으로 쳐준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그 기준대로 하자면 3위 아래로는 무의미한 데이터가 될 수 있겠습니다.


2. PSN(수정) = { ((2루타+3루타)*홈런*도루) / (2루타+3루타+홈런+도루+도루실패) }

그래서 PSN을 조금 바꿔봤습니다. 꼭 홈런을 치는 것만 파워가 아니니까 장타(2루타, 3루타)까지도 수식에 포함시킵니다. 단, 홈런이 그래도 가산점이 있어야 하므로 홈런은 더하기가 아니라 곱하기로 계산하고, 분자에 곱할 것들이 많아져 값이 커지니까 처음에 곱하는 2는 뺐습니다. 분모에 도루실패까지 넣은 것은, 같은 도루갯수라면 도루성공율이 높은 선수가 유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클락-조성환의 순위는 변함이 없고 전체적으로도 큰 차이는 없습니다만 최정과 이범호가 자리를 바꾼 것이 눈에 띄고, 이진영 대신 박재홍이 10위권 안에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결과값을 보시면 알겠지만, 1위와 10위가 벌써 6~7배가량 차이날 정도로 편차가 큽니다.

도루를 많이 하는 선수는 홈런이 거의 없고, 홈런이 많은 선수는 도루가 거의 없기 때문에, 그 중간에 위치한 선수들이 상대적으로 설 자리가 좁은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해봅니다.


PSN을 응용한 기록중 QPSN이라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구하려면 LOV(득점가치)를 구해야 하는 등 조금 더 복잡한데, 홈런과 도루를 가지고 산출한다는 점은 PSN과 같기 때문에 따로 정리하지는 않겠습니다.

다음 포스팅에서는 파크펙터로 들어가지요.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해 계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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