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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개구단 시즌 3/4 경과 스탯 리포트

각팀별로 100여 게임을 치르면서 시즌의 3/4가 지났습니다. 상위권은 상위권대로, 중위권은 중위권대로, 순위가 뒤죽박죽이 되면서 아주 흥미진진한 가을야구 싸움을 벌이고 있는 프로야구. 현재까지의 기록을 투타별로 정리하여 모았습니다.

보시는 방법은 기존과 같습니다. 붉은 계열 바탕은 평균보다 양호, 푸른 계열 바탕은 평균보다 안 좋은 것이고, 괄호 안의 숫자는 해당 부문의 순위입니다. 빨간색은 8개구단 중 1위, 파란색은 8개구단 중 최하위인 경우를 표시한 것입니다. 그리고 희생타는 편의상 색깔을 구분한 것이니 큰 의미를 부여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시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8월 12일까지의 스탯 기준으로 정리하면 위와 같습니다. 선두까지 치고 올라간 KIA의 투수력의 무시무시함을, 그리고 그 정반대의 위치에서 한화 투수력의 답답한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투수력은 팀순위에 따라 어느정도 비례하여 정렬이 되는데, 타력은 여전히 뒤죽박죽입니다. 심지어 1위팀 KIA의 팀타율은 8개구단 최하일 정도이니 말입니다.

4위싸움을 벌이는 세 팀의 경우, 삼성과 히어로즈가 공격력을 앞세우고 있는 반면, 롯데는 상대적으로 투수력에 장점이 있습니다. 롯데의 경우 시즌초 까먹은 스탯을 만회하는 중이라 4강권에 어울리지 않는 색분포를 볼 수 있는데, 반대로 이야기하면 그만큼 단기간 내에 몰아쳐서 4강 턱밑까지 올라선 저력이 대단하다고밖에 말할 수 없겠네요.

하위권으로 내려선 LG와 한화는 사실상 올 시즌 커다란 반전을 보여줄 확률은 높지 않다고 봅니다. 두 팀 모두 화끈한 타력이 장점이었으나 그보다 심각한 투수력 때문에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갈수록 타력마저도 힘이 빠지고 있는 중입니다.


세부적인 내용은 팀별로 살펴보겠습니다. 기존에 정리했던 자료를 순서대로 팀별로 모았습니다. (올스타브레이크 때 자료정리까지는 했는데 시간이 없어서 글을 쓰지 못했었습니다. 아래 팀별 파일에는 올스타브레이크 때 정리했던 스탯까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먼저 평균입니다.


위에서 아래로 갈수록 최신 데이터입니다. 조금씩 득점/실점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입니다. 유독 부상자들이 많은 시즌이다보니 에이스 투수의 이탈도 종종 보이고, 덕분에 타자들의 기세가 더욱 드세집니다.


팀순위 1위로 올라선 KIA의 스탯입니다. 시즌이 흘러갈수록 팀순위가 올라가는 것을 보세요. 정말 올 해 KIA의 저력은 아주 무섭습니다. 물론 가장 큰 원동력은 타팀을 압도하는 투수진입니다. 용병 농사도 대성공, 젊은 유망주의 포텐셜 폭발, 주전 마루리가 빠져도 티가 나지 않는 튼튼한 투수진은, 사실상 거의 전부문에서 1위의 힘을 보여줍니다. 기록상으로는 여전히 투타의 불균형이 심각하지만(1위팀이 팀타율 꼴찌라니요!), 작년과 몰라보게 달라진 장타력, 그리고 뛰어난 응집력이 절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이용규 김원섭 등 부상선수까지 복귀하면서 짜임새도 더욱 좋아졌죠.


두산은 정말 시즌 내내 꾸준합니다. 투타 모두 안정적인 전력이 균형을 이루고 있고, 수비도 안정되어 있습니다. 넓은 잠심을 홈으로 쓰다보니 장타력이 조금 떨어지고, 이종욱 고영민의 부상으로 인해 트레이드마크인 발야구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지만, 화끈한 중심타선의 화력으로 이를 충분히 만회하고도 남습니다. 선발투수진이 타팀보다 크게 빼어나지 못하지만 꾸준히 로테이션을 지켜가며 난타를 당하지 않는 것이 장점이고, 불펜의 질과 양이 월등하기 때문에 선발진의 단점이 전혀 표가 나지 않습니다.


SK가 3위까지 떨어진 것은 좀처럼 보기 힘든 일입니다만, 박경완 김광현 채병용 등 핵심전력의 부상 앞에서는 "야신"도 좀처럼 수를 쓰지 못하고 있네요. 기록상으로 보면 어디 하나 아쉬울 곳 없는(딱 하나 꼽자면 에러가 많다는 것) 전력이건만, 스탯으로 드러나지 않는 집중력 등의 문제가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아무튼 분명한 것은, 투타 모두 타팀이 범접조차 할 수 없었던 작년의 SK는 아니라는 점이겠지요.


삼성의 4강 본능! 한때는 7위나 다름없는 공동 6위까지 떨어졌던 삼성이 다시 4위로 올라와 있습니다. 상승세를 이끄는 것은 투수들보다는 타자들, 특히 단체로 2년차 징크스에 시달리는 것처럼 보였던 최형우 채태인 등이 살아나면서 시즌 초의 활발한 공격력이 되살아났습니다. 공동 6위까지 떨어졌을 때 8개구단 중 가장 득점이 적은 "변비타선"이었는데, 어느새 "눈야구"를 동반하고서는 평균득점을 0.6점이나 끌어올리며 상위권으로 올라섰습니다. 반면 투수력은 여전히 확실한 반전을 잡지 못하고 있으며, 정현욱 권혁 등 불펜의 부하가 여전히 심한 편입니다. 삼성이 안정적인 4위를 유지하려면 크루세타 윤성환 외에 선발이 더 분전할 필요가 있겠죠. 대체용병 나이트의 역할도 커졌습니다.


색깔로만 본다면 하위권에서 헤매고 있을 것 같은데, 롯데는 지금 당당히 4강싸움을 벌이고 있는 중위권 팀입니다. 작년만 해도 홈런과 도루가 많은 팀이었는데 올 해는 둘 다 주춤한 모습이구요. 홈런과 도루가 동시에 주춤하다보니, 타선은 시즌 초에 비해 활발해지고 있지만 결정적인 동력을 얻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대신 투수들은 손민한 복귀 이후 점차 안정을 찾아 이제 거의 전부문에서 평균 언저리의 자리까지는 올라왔습니다. 로이스터 감독이 작년에는 2군 선수들을 많이 기용하지 않는 편이었는데 올해는 시즌 초의 부진 때문에 유망주도 기회를 많이 얻었고, 그러면서 팀 순위도 올라가 선수층이 더 튼튼해지는 효과는 거두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히어로즈의 공격력은 두산이나 SK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대단합니다. 심지어 도루까지 8개구단 최다, 어느새 "발야구"를 완전히 터득해버렸네요. 홈런은 한화에 이어 2위, 출루율도 좋아서 OPS는 전체 1위에 해당됩니다. 반면 투수진은 선수들의 이름값에 비해 아직은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장원삼 마일영이 아직도 컨디션이 완전하지 못하고, 뒷문지기는 뚜렷한 임자가 없다가 최근에서야 이보근이 주로 클로저를 맡고 있는 형편입니다. 아무래도 공격 친화적인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는 것이 투수들에게 마이너스가 되는 부분도 있었겠지만, 아무튼 히어로즈가 장원삼 마일영 황두성 김수경 등 주축 투수들이 자기 몫만 해주었다면 4강은 안정권이 아니었을까요?


2위까지 올라갔던 LG, 이제 7위까지 떨어졌습니다. 그나마 타력으로 버티던 팀이었지만 결국 타력도 시즌 중반을 넘어서면서 힘이 빠지는 모습입니다. "눈야구"도 한풀 꺾여서 출루율도 하향 추세에 있고, 평균득점도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투수진은 사정이 더 나쁜데, 부상 당하는 투수는 많아도 제 컨디션으로 복귀하는 투수는 거의 없습니다. 그래서 남은 투수들이 억지로 틀어막고 있는 형편인데, 덕분에 선발과 불펜 모두 과부하가 심하게 걸려서 추가 부상까지 염려되는 지경이지요. 올 해 한화의 투수력이 워낙 나빠서 티가 덜 나는 것일뿐, 올 해 LG의 투수진의 스탯은 새파랗게 도배된 작년에 비해 전혀 나아지지 않았습니다.


팀 평균자책은 6점에 육박하고, 팀피안타율은 3할에 육박합니다. 유일하게 남은 에이스 류현진도 빨간불이 켜진 상태. 올 해 한화의 투수력은 더 나빠질 곳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처참하게 무너졌습니다. 투수력이 약해도 공격력, 특히 장타력으로 커버하던 팀컬러도 김태균 이범호 김태완의 부상 앞에서는 힘을 쓸 수가 없는 노릇이죠. 결국 공격력까지 꾸준히 하향 추세를 보이고 있고, 홈런은 여전히 8개구단 최다이지만 피홈런이 그것보다 많다는 점도 무시할 수는 없어 보입니다. 도루와 도루허용 역시 극단적인 불균형이 시즌 내내 개선되지 못했습니다.


LG와 한화 모두 화끈한 공격력이 있는 팀이기 때문에 "고추가루 부대"로서 더할나위 없는 조건을 갖추고 있죠. 과연 남은 경기에서 이 두 팀이 얼마나 순위에 영향을 줄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 같구요. 다만, 두 팀 모두 올 해로 감독의 계약이 만료되는데, 혹시라도 재계약 때문에 무리수를 두는 일은 없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결국 시즌이 막바지에 가까워질수록 "야구는 투수놀음"이라는 명제가 더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올해 유독 주축 선수의 부상이 많은 편이다보니 백업 선수층이 얼마나 튼튼한가도 극명하게 드러나고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4위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다툴 3개 구단 중 가을야구 티켓을 누가 손에 얻느냐는 것도 이 두 가지 변수에서 승부가 갈리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 모든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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