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시즌을 준비하는 두 번째 포스팅. 8개구단이 저마다 겨우내 단점을 보완하고 전력을 담금질한 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력보강이 생각보다 성에 차지 못해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밟히는 곳이 꼭 나오게 마련입니다. 저마다 4강을 다짐하며 출사표를 던진 지금, 시범경기까지 마친 각 팀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봤습니다.
1. SK 와이번스
공교롭게도 "최고 포수" 박경완을 보유한 SK의 최대 고민거리가 포수입니다. 당초 부상자가 많아 고민이었던 외야진은 김강민의 수술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 근심을 덜었지만, 포수진은 박경완을 비롯해 부상자들만 가득합니다. 박경완은 부상을 안고도 WBC 강행군을 치르면서 제 컨디션이 아니고, 이재원은 수술로 반시즌 정도는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정상호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 정상호조차도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 박경완과 정상호의 부상이 얼마나 빨리 완치되느내가 SK의 초반 기선제압에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2. 두산 베어스
두산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 작년 시즌에도 크게 뛰어난 선발진은 아니었는데, 여기에 이혜천까지 빠진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다가, 개막을 앞두고 랜들의 부상으로 퇴출이 결정되어 사실상 붙박이 선발은 김선우 정재훈 김명제만 남았습니다. 김선우가 에이스의 몫을 해준다고 해도 뒤를 받쳐줄 랜들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데 과연 정재훈이 그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깜짝 선발카드로 나타난 노경은은 정규리그에서도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나마 두산의 걱정이 덜할 수 있는 것은, 어느 팀보다 선취점 획득에 능한 타선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선발투수가 허약해도 맞대응할 수 있고, 불펜이 튼튼해 선발이 긴 이닝을 버티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것이 두산이 객관적인 전력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원동력이죠.
3. 롯데 자이언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베스트 전력으로 맞붙는다면 롯데가 SK보다 더 우위라고 봅니다. 다만 긴 시즌에 돌발되는 부상 등의 변수에 큰 데미지를 입지 않는 풍부한 선수층에서 조금 뒤진다고 보아야겠죠. 로이스터 감독의 성향 탓도 있겠지만, 지난 시즌 롯데는 주전의 비중이 8개구단 중 가장 높았던, 다시 말해서 백업 요원의 비중이 가장 낮았던 팀입니다. 정보명 박현승 이승화 박남섭 등의 타자들과, 김사율 이정민 김이슬 등이 투수들이 좀 더 분전해서 출장기회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삼성 라이온즈
용병 농사도 시원치 않았고 8개구단 선발 평균자책 최하위를 기록했던 삼성이, 그나마 있던 선발투수 전병호를 은퇴시키고 이상목을 방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습니다. "믿는 구석"이 장원삼이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삼성의 선발진은 배영수 윤성환과 용병 2명의 몫입니다. 과연 배영수가 부상 후유증을 떨치고 에이스의 포스를 되찾을 것인지, 그리고 용병 2명은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인지, 나아가 마지막 선발 한 자리로 유력한 조진호가 최소 작년의 이상목 정도를 해줄 수 있을 것인지, 지금 삼성의 선발진은 불투명한 것 투성이입니다. 여차하면 또 정현욱이 선발까지 오가는 "노예"가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5. 한화 이글스
한화는 올 시즌에도 작년과 엇비슷한 색깔을 보일 것 같습니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WBC를 거치면서 완전히 물이 올랐고, 여기에 거포 유망주 송광민이 시범경기에서 눈도장을 찍은 상태. 즉,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클락까지 빠진 상태에서 "발야구"가 아쉽기는 하지만, 거포 위주의 공격야구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결함이라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문제는 선발진. 류현진의 뒤를 받쳐줄 선발진은 현재 김혁민 유원상 안영명으로 내정되어 있습니다. 아직 선발로 검증되지 않은 이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할 경우, 노쇠화가 뚜렷한 송진우 정민철 최영필의 몫이 커지거나, 또는 "실전용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허유강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6. KIA 타이거즈
가장 그라운드가 낙후된 광주구장을 홈으로 쓰는 KIA 선수들은 유독 부상이 많습니다. 베스트 컨디션 하에서 KIA의 전력은 4강권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늘 부상 선수들이 발목을 잡으면서 장기 레이스에서 뒤로 쳐지곤 합니다. 그 부상병동이 가장 집약된 포지션이 유격수. 올 해는 홍세완이 드디어 복귀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미지수. 게다가 김선빈까지 시범경기 중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현곤과 김종국도 유격수 수비는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2-3루에 마땅한 백업이 없는 상태. 걸출한 신인 안치홍은 공격은 괜찮지만 아직 수비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개막 후 1~2개월 내에도 유격수 포지션에 답이 안 나온다면, 아마 KIA는 트레이드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7. 히어로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히어로즈이지만, 올 해는 경영진도 "장원삼 트레이드 무산" 후부터는 상식을 탑재하기 시작한 것 같고, 김시진 감독도 컴백했으니 팀은 많이 안정될 것 같습니다. 유니콘스 시절 워낙 막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약팀이라고 할 수 없는 고른 선수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불펜 투수들이 타팀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이 고민인데, 올 해는 다카쓰와 재계약하지 않고 박준수도 시즌 초 합류가 어렵다고 합니다. 작년보다 플러스 전력으로 꼽을 수 있는 선수는, 부상을 많이 떨친 이정호, 상무에서 돌아온 오재영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조용훈 송신영 등과 짝을 이루어도 아직 중량감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8. LG 트윈스
투타에 있어 총체적인 문제 투성이었던 LG. 시즌이 끝난 뒤 두 명의 FA를 영입했고, 박용택 권용관 등이 경쟁체제 하에서 좀 더 각성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격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투수진인데, 작년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은 이동현의 재활 뿐입니다. 특히 마무리 투수가 8개구단 중 가장 불안한데, 우규민 이동현 이재영 3명 중 최종 클로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탈락한 두 명은 미들맨이나 셋업맨으로 가겠죠. 우규민은 결정구가 부족하다는 점, 이동현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 이재영은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점 등 저마다의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김재박 감독도 쉽게 마무리 낙점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때는 봉중근을 마무리로 돌린다는 말도 나왔는데, 박명환의 복귀가 늦어지고 옥스프링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 때문에 봉중근은 무조건 선발로 고정될 것 같고, 결국 이 3명 중 마무리가 나와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