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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개막 후 각팀이 2경기씩을 마쳤습니다. 개막전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은 겨우내 담금질한 팀의 베스트 전력을 팬들에게 공개하는 순간입니다. 그래서 개막전 선발 출장명단을 보면 그 팀의 한 해 프리뷰가 가능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부상 중인 선수도 있고,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한 선수들도 있다는 점은 고려하여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이하 정리한 테이블은 2008년과 2009년의 개막 2연전 선발 출전 + 주전 클로저의 명단입니다. (두산과 히어로즈는 개막전의 우천 순연으로 인해, 첫 두 경기의 선발 명단으로 정리했습니다.)
정리된 자료에서,
2008년 명단 중 굵은 글씨는 2009년에도 선발 오더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
파란 글씨는 2008년과 2009년에 포지션까지 똑같이 출전한 선수들,
2009년 명단에서 붉은 글씨는 2008년 로스터에 없었던, 즉 스프링캠프 중 새로 보강된 선수들입니다.
2008년 명단의 흐린 회색 글씨는 방출/이적/군입대 등으로 2009년에 팀에 남아있지 않은 선수들입니다.
1. 삼성 라이온즈
심정수의 은퇴와 박한이의 부상으로 인해 외야진은 다소 변화가 있습니다만, 전체적으로 큰 변화는 없습니다. 눈에 띄는 선수는 2루수에 1번타자로 기용된 신인 김상수인데, 삼성에 없었던 "발야구"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기대주로 주목할만합니다. 또한 김상수를 비롯해 새롭게 선발명단에 포함된 현재윤 우동균 등이 모두 발 빠른 선수들이기 때문에 삼성의 팀컬러가 확 바뀔 수 있다는 점을 예고하였습니다.
2. 두산 베어스
내외야가 골고루 기존의 전력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여기에 군에서 복귀한 손시헌 임재철이 가세했습니다. 손시헌의 유격수 자리는 이대수 이원석 김재호 등 기존 멤버가 풍부하지만, 임재철의 우익수 자리는 작년 시즌 내내 두산의 골치거리였음을 감안했을 때 임재철의 적응 여부를 지켜볼 만합니다. 포수가 최승환으로 바뀌었다는 점, 그리고 지명타자로 기용된 새 용병 왓슨도 체크 리스트. 반면, 투수진은 확 바뀌었는데, 원투펀치였던 두 용병의 교체로 인해 선발진도 자연스럽게 바뀌었고, 마무리도 신예 이용찬이 맡았습니다.
3. 롯데 자이언츠
관건이었던 이대호 김주찬 등의 포지션 정리는, 일단 김주찬 1루 - 이대호 3루로 결정된 것 같습니다. FA 홍성흔이 아직 수비가 부족하기 때문에 주로 DH로 출전한다고 하면, 정보명 박현승 등은 우선 백업으로 정리될 듯싶습니다. 에이스 손민한의 컨디션 난조로 인해 선발진의 등판순서는 다소 변경이 있지만 큰 변화는 없습니다. 단, 새로운 클로저 애킨스가 국내 야구에 적응할 것인지가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4. 히어로즈
원래 타팀에 뒤지지 않았던 외야 라인에 새 용병 클락이 가세하면서 기존 전력에 플러스가 되었고, 군에서 복귀한 오재일은 이숭용과 함께 1루를 맡게 됩니다. 작년 시즌 중반까지 교통정리가 되지 않았던 내야진은, 작년 말에 정리된대로 2루 김일경 - 3루 황재균 - 유격 강정호로 굳어진 것 같습니다. 장원삼이 아직 컨디션을 끌어올리지 못해 선발 등판순서가 바뀌면서 마일영이 개막 선발로 나왔지만 전체적인 선발진에 큰 변화는 없으며, 마무리만 황두성으로 바뀌었습니다.
5. 한화 이글스
2008 선발 타자 9명 중 절반 이상이 바뀌었습니다. LG와 공동으로 가장 많은 선수가 바뀐 팀이 한화인데, 특히 외야진이 싹 바뀌어버렸습니다. 클락 대신 선택한 새 용병 디아즈는 홈런 2개를 날리며 출발이 좋고, 1번타자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불러온 강동우도 초반 출발이 괜찮습니다. 기존의 김태균 이범호 김태완에 새용병 디아즈와 시범경기 히어로 송광민의 가세로 타선의 무게감은 롯데 외에는 견줄 팀이 없을 정도. 그러나 한상훈의 공백을 메울 2루수 오선진과, 수비 대신 공격을 택한 유격수 송광민의 키스톤 콤비는 수비에서 많은 약점을 안고 있습니다. 2008 시즌 8개구단 중 가장 내야가 안정되었던 한화의 팀컬러에 변화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참고로, 2008년 1선발이 2009년에도 1선발로 등판한 팀은 한화의 류현진이 유일합니다.
6. SK 와이번스
9명의 타자가 포지션까지도 전년도와 차이 없이 베스트 멤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우승팀의 베스트멤버답게, 새 얼굴이 끼어들 틈도 없이 시즌을 시작합니다. 이진영과 채종범이 다른 팀으로 옮겼고 레이번은 교체되었지만, 그렇다고 구멍이 보이지는 않는, 여전히 튼튼한 전력입니다. 다만, 김광현의 컨디션 난조가 선발진의 구성에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7. KIA 타이거즈
KIA도 SK만큼이나 기존 베스트 멤버가 그대로 유지된 팀입니다. 2008 시즌 도중 교체된 두 명의 용병을 제외한 모든 선수가 그대로이며, 발데스의 공백은 우선 2년차 내야수 김선빈이 주전으로 기용됩니다만 아직 안타는 없습니다. KIA가 2008 시즌 부상의 악령 때문에 베스트 멤버를 쭉 유지하지 못하는 기간이 길었던 점을 감안하면, 결국 문제는 이 멤버가 얼마나 베스트 컨디션을 유지하느냐가 더 중요할 것입니다.
8. LG 트윈스
LG도 9명의 타자 중 절반 이상이 바뀌었고, 그 중 3명은 작년에 팀에 없던 선수들입니다. FA로 영입한 이진영 정성훈, 그리고 군에서 복귀한 박병호가 우선 주전 자리를 잡았습니다. 가장 큰 변화는 DH인데, 아직 수비를 맡기기는 불안한 유망주의 테스트 자리로 DH를 쓰는 것은 더이상 없어도 될 듯합니다. 마무리는 일단 우규민이 1안이지만, 아직 주전 클로저로 확정된 상태는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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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 시즌을 준비하는 두 번째 포스팅. 8개구단이 저마다 겨우내 단점을 보완하고 전력을 담금질한 뒤 시즌 개막을 앞두고 있습니다. 그런데 전력보강이 생각보다 성에 차지 못해 부족한 부분들이 눈에 밟히는 곳이 꼭 나오게 마련입니다. 저마다 4강을 다짐하며 출사표를 던진 지금, 시범경기까지 마친 각 팀의 아킬레스건을 찾아봤습니다.
1. SK 와이번스
공교롭게도 "최고 포수" 박경완을 보유한 SK의 최대 고민거리가 포수입니다. 당초 부상자가 많아 고민이었던 외야진은 김강민의 수술 회복이 예상보다 빨라 근심을 덜었지만, 포수진은 박경완을 비롯해 부상자들만 가득합니다. 박경완은 부상을 안고도 WBC 강행군을 치르면서 제 컨디션이 아니고, 이재원은 수술로 반시즌 정도는 보기 어렵습니다. 결국 정상호의 역할이 중요한데, 그 정상호조차도 부상을 안고 있는 상태. 박경완과 정상호의 부상이 얼마나 빨리 완치되느내가 SK의 초반 기선제압에 큰 변수가 될 것 같습니다.
2. 두산 베어스
두산의 가장 큰 고민은 선발진. 작년 시즌에도 크게 뛰어난 선발진은 아니었는데, 여기에 이혜천까지 빠진 상태로 시즌을 준비하다가, 개막을 앞두고 랜들의 부상으로 퇴출이 결정되어 사실상 붙박이 선발은 김선우 정재훈 김명제만 남았습니다. 김선우가 에이스의 몫을 해준다고 해도 뒤를 받쳐줄 랜들의 공백이 크게 느껴지는데 과연 정재훈이 그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것인지, 그리고 시범경기에서 깜짝 선발카드로 나타난 노경은은 정규리그에서도 그 모습을 유지할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그나마 두산의 걱정이 덜할 수 있는 것은, 어느 팀보다 선취점 획득에 능한 타선이 버티고 있기 때문에 선발투수가 허약해도 맞대응할 수 있고, 불펜이 튼튼해 선발이 긴 이닝을 버티지 않아도 된다는 점 때문입니다. 그것이 두산이 객관적인 전력 이상의 성적을 거둘 수 있는 원동력이죠.
3. 롯데 자이언츠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베스트 전력으로 맞붙는다면 롯데가 SK보다 더 우위라고 봅니다. 다만 긴 시즌에 돌발되는 부상 등의 변수에 큰 데미지를 입지 않는 풍부한 선수층에서 조금 뒤진다고 보아야겠죠. 로이스터 감독의 성향 탓도 있겠지만, 지난 시즌 롯데는 주전의 비중이 8개구단 중 가장 높았던, 다시 말해서 백업 요원의 비중이 가장 낮았던 팀입니다. 정보명 박현승 이승화 박남섭 등의 타자들과, 김사율 이정민 김이슬 등이 투수들이 좀 더 분전해서 출장기회를 늘려야 할 필요가 있습니다.
4. 삼성 라이온즈
용병 농사도 시원치 않았고 8개구단 선발 평균자책 최하위를 기록했던 삼성이, 그나마 있던 선발투수 전병호를 은퇴시키고 이상목을 방출했을 때 많은 사람들이 의아해 했습니다. "믿는 구석"이 장원삼이었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지금 삼성의 선발진은 배영수 윤성환과 용병 2명의 몫입니다. 과연 배영수가 부상 후유증을 떨치고 에이스의 포스를 되찾을 것인지, 그리고 용병 2명은 기대를 충족시켜줄 것인지, 나아가 마지막 선발 한 자리로 유력한 조진호가 최소 작년의 이상목 정도를 해줄 수 있을 것인지, 지금 삼성의 선발진은 불투명한 것 투성이입니다. 여차하면 또 정현욱이 선발까지 오가는 "노예"가 되어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5. 한화 이글스
한화는 올 시즌에도 작년과 엇비슷한 색깔을 보일 것 같습니다. 김태균과 이범호는 WBC를 거치면서 완전히 물이 올랐고, 여기에 거포 유망주 송광민이 시범경기에서 눈도장을 찍은 상태. 즉, "다이너마이트 타선"은 여전히 건재합니다. 클락까지 빠진 상태에서 "발야구"가 아쉽기는 하지만, 거포 위주의 공격야구가 워낙 확고하기 때문에 결함이라고 할 정도는 아닙니다. 문제는 선발진. 류현진의 뒤를 받쳐줄 선발진은 현재 김혁민 유원상 안영명으로 내정되어 있습니다. 아직 선발로 검증되지 않은 이 선수들이 제 몫을 해주지 못할 경우, 노쇠화가 뚜렷한 송진우 정민철 최영필의 몫이 커지거나, 또는 "실전용 신인"이라는 평가를 받은 허유강에게 기회가 주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6. KIA 타이거즈
가장 그라운드가 낙후된 광주구장을 홈으로 쓰는 KIA 선수들은 유독 부상이 많습니다. 베스트 컨디션 하에서 KIA의 전력은 4강권은 충분하다고 생각하지만, 늘 부상 선수들이 발목을 잡으면서 장기 레이스에서 뒤로 쳐지곤 합니다. 그 부상병동이 가장 집약된 포지션이 유격수. 올 해는 홍세완이 드디어 복귀한다고 하지만 아직은 미지수. 게다가 김선빈까지 시범경기 중 부상을 당했습니다. 이현곤과 김종국도 유격수 수비는 가능하지만, 그렇다고 2-3루에 마땅한 백업이 없는 상태. 걸출한 신인 안치홍은 공격은 괜찮지만 아직 수비는 부족한 부분이 많다는 평가가 있습니다. 개막 후 1~2개월 내에도 유격수 포지션에 답이 안 나온다면, 아마 KIA는 트레이드를 추진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7. 히어로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히어로즈이지만, 올 해는 경영진도 "장원삼 트레이드 무산" 후부터는 상식을 탑재하기 시작한 것 같고, 김시진 감독도 컴백했으니 팀은 많이 안정될 것 같습니다. 유니콘스 시절 워낙 막강한 전력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도 약팀이라고 할 수 없는 고른 선수층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다만 불펜 투수들이 타팀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지는 것이 고민인데, 올 해는 다카쓰와 재계약하지 않고 박준수도 시즌 초 합류가 어렵다고 합니다. 작년보다 플러스 전력으로 꼽을 수 있는 선수는, 부상을 많이 떨친 이정호, 상무에서 돌아온 오재영 등을 꼽을 수 있습니다. 기존의 조용훈 송신영 등과 짝을 이루어도 아직 중량감은 많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입니다.
8. LG 트윈스
투타에 있어 총체적인 문제 투성이었던 LG. 시즌이 끝난 뒤 두 명의 FA를 영입했고, 박용택 권용관 등이 경쟁체제 하에서 좀 더 각성한 모습을 보이면서 공격력은 눈에 띄게 좋아졌습니다. 문제는 여전히 투수진인데, 작년보다 눈에 띄게 좋아진 점은 이동현의 재활 뿐입니다. 특히 마무리 투수가 8개구단 중 가장 불안한데, 우규민 이동현 이재영 3명 중 최종 클로저가 결정될 것 같습니다. 탈락한 두 명은 미들맨이나 셋업맨으로 가겠죠. 우규민은 결정구가 부족하다는 점, 이동현은 부상에서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점, 이재영은 제구력이 불안하다는 점 등 저마다의 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에 김재박 감독도 쉽게 마무리 낙점을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한 때는 봉중근을 마무리로 돌린다는 말도 나왔는데, 박명환의 복귀가 늦어지고 옥스프링도 컨디션 난조를 보이기 때문에 봉중근은 무조건 선발로 고정될 것 같고, 결국 이 3명 중 마무리가 나와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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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프로야구는 시범경기가 열심히 벌어지고 있지만 WBC 열기에 묻혀 별로 주목을 받지는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WBC 때문에 대표급 선수들이 빠진 지금, 오히려 시범경기는 후보급 선수나 신인/용병의 기량을 점검할 수 있는 더 좋은 기회를 맞고 있습니다. 8개구단의 전력보강의 뚜껑이 조금씩 열리고 있는 지금, 각 팀의 올시즌 키플레이어가 될만한 선수들을 모아봤습니다.
1. SK 와이번스
▶투수 : 전병두
SK는 지난 시즌 사실상 용병 1명만으로 시즌을 꾸려나간 셈이다. 그랬음에도 불구하고 타팀을 압도하는 투수력을 보일 정도로 기본적인 선수층이 두텁다. 올 해 SK의 투수진에서 특별히 이탈하는 선수가 없는 대신, 군에서 복귀한 제춘모와 LG에서 이적한 이승호가 가세해 선수층은 더욱 두터워졌다. 지난 시즌 말부터 컨디션을 올리기 시작해 이제는 국가대표로 뛸 정도로 부활한 또 다른 이승호까지 감안하면 SK는 새 얼굴 용병이 모두 부진하더라도 투수진에 대한 고민이 그다지 필요없을 듯. 오히려 SK가 기대하는 플러스 요인은 용병이 아니라 전병두라는 특급 좌완이라 해도 될 것이다. 채병용이나 윤길현 등 몇 년 내 군입대를 압두고 있는 주전을 고려하면, 지금처럼 전력에 여유가 있을 때 전병두의 각성을 끌어내는 것이 SK의 입장에서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이다.
▶타자 : 박재상
선수층이 두꺼운 SK에도 딱 한 가지의 고민은 있다. 이진영이 FA로 이적하고 김강민이 여름까지 재활에 들어간 지금, SK의 외야는 박재홍-박재상-조동화로 간신히 스쿼드를 채울 상황이다. 팀의 미래로 기대를 모았던 이명기는 스프링캠프 중 부상이 재발해 당분간 경기에 나서기는 힘들듯. 팀에서는 공식적으로 내야수로 분류하고 있는 권영진과 김용우도 외야 수비가 가능하지만 주전과의 실력차는 존재한다. 결국 3명의 외야수가 큰 부상과 부진 없이 버텨줘야 시즌의 첫 단추를 잘 꿰울 수 있다는 결론이 성립된다. 이호준의 가세로 공격의 부담을 한층 덜어낸 박재홍은 큰 염려가 없으나, 잔부상이 많고 꾸준하지 못한 박재상은 한 단계 업그레이드가 필요하다. 만약 박재상이 3할 타율만 올려준다고 해도 SK의 외야는 큰 걱정이 없을 것이다.
2. 두산 베어스
▶투수 : 금민철
두산은 선발진이 튼튼한 팀은 아니다. "장수 용병" 랜들 역시 해를 거듭할수록 한계를 노출하고 있는 중이며, 김선우와 김명제도 풀시즌 활약은 아직 경험이 없다. 여기에 이혜천까지 일본에 진출해 선발은 작년보다 특별히 좋아지지 못한 상태. 결국 두산의 장점인 불펜의 역할이 중요할 수밖에 없다. 새로 마무리 보직을 맡은 신예 이용찬이 부진하다 하더라도, 이재우 임태훈 김상현의 "우완 트리오"가 건재하다면 언제든지 공백은 메울 수 있다. 문제는 "오른 허리"보다 "왼 허리"가 부실하다는 점. 2008 시즌 평균자책 2.28로 나쁘지 않은 성적을 올린 금민철이 일단 선두에 나서야 한다. 그 뒤를 받칠 진야곱 원용묵이 아직 검증되지 않은 상태에서, 만약 금민철마저 부진하다면 두산은 트레이드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다.
▶타자 : 손시헌
사실 두산이 유격수 자리가 특별히 부족한 팀은 아니다. 이대수와 김재호는 저마다 약점이 있지만 한 시즌을 무난하게 꾸려나갈 정도의 자원은 된다. 여기에 롯데에서 이적한 이원석까지 가세했다. 하지만 두산 팬들은 "제1 유격수"로 손시헌을 기대한다. 상무 입대 전 "수비만큼은 박진만과 동급"이라는 평을 받았고, 공격에서도 풀시즌을 소화하며 0.270 내외를 때려주었던 그 모습으로 복귀한다면, 두산의 하위타선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 있을 것이다. 작년에는 워낙 두산의 상위타선이 엄청났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하위타선의 구멍이 팀의 발목을 잡지 않았지만, 홍성흔이 빠진 올 해에도 하위타선이 작년과 같은 모습이라면 두산의 2위 수성도 장담할 수는 없다.
3. 롯데 자이언츠
▶투수 : 애킨스
FA 손민한도 붙잡았고, 나머지 선발도 건재하다. 문제는 마무리다. 롯데는 작년에도 마무리가 골치거리였다. 시즌 내내 임경완 매클래리 최향남 등이 돌아가며 마무리를 맡다가 결국 새 용병 코르테스까지 불러들였다. 그러나 믿었던 코르테스마저 포스트시즌에서 한계를 노출했고, 최향남은 미국으로 진출한 지금, 롯데가 믿을 마무리는 애킨스뿐이다. MLB 출신 애킨스는 클로저로 적합한 빠른 구속과 정확한 제구력을 보유하고 있으나 과연 한국야구에 얼마나 빨리 적응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될 것이다. 만약 애킨스가 실패한다면? 물론 용병교체도 생각할 수 있겠지만, 그것을 논외로 한다면 선발의 한 축을 마무리로 돌려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타자 : 이대호
이대호가 훌륭한 타자라는 것에 이의를 달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작년부터 이대호가 주는 위압감은 점점 작아지는 기분이다. 단순히 체중이 불어서인지, 아니면 큰 경기에 대한 부담감 때문인지, 혹은 수비 부담으로 인한 스트레스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아무튼 이대호는 2006~7 시즌보다 다소 무뎌진 듯한 모습이다(그것은 올림픽과 WBC에서도 마찬가지다). 또 골치아픈 것은 이대호의 수비 포메이션이다. 자리를 잃은 정보명과 박현승이 지난 시즌 기복 심한 모습을 보여주었고, 외야를 맡아줘야 할 김주찬도 1루에서 더 집중력을 보이는 상태에서, 수비가 부족한 홍성흔까지 가세한 상태이다. 지명타자-1루-3루의 교통정리의 중심에 있는 이대호가 삐끗할 경우, 그 데미지는 한 명 정도로 끝나지 않을 수 있다.
4. 삼성 라이온즈
▶투수 : 권혁 (+권오원,권오준)
삼성의 투수운용은 누가 뭐라해도 불펜이 핵심이다. 투수진이 많이 무너졌던 지난 시즌조차도, 삼성은 8개구단 중 역전패를 가장 적게 허용했던 "지킬줄 아는" 팀이었다. 그런데 작년 삼성의 불펜에는 그동안 허리를 튼튼히 해주었던 "권트리오"(권혁 권오준 권오원)의 활약은 크지 않았다. 세 명 중 가장 출장이 많았던 권혁도 15 홀드로 홀드 부문 4위에 오르는 나쁘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과거의 포스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병호와 이상목이 빠지면서 선발은 더욱 허약해진 상태이다. 용병도 검증되지 않은 지금, 결국 또 믿을 구석은 "허리" 뿐이다. "권트리오" 중 더도 말고 두 명만 전성기의 "쌍권총" 포스를 보여준다면(안타깝게도 권오준의 부상은 아직 회복이 더디다), 정현욱과 함께 삼성의 "지키는 야구"는 큰 걱정거리가 없을 것이다.
▶타자 : 우동균
삼성의 타선은 지난 시즌 리빌딩을 거의 끝냈다. 최형우 박석민 채태인은 중심타선이나 하위타선과의 연결고리로 손색이 없는 수준까지 올라왔다. 심정수가 은퇴하고 양준혁도 점점 노쇠하고 있지만, 젊은 선수들이 자리를 잡은 지금 삼성이 중심타선을 크게 걱정할 이유는 없다. 문제는 테이블세터이다. 출루율이 매우 좋은 박한이가 있지만, 박한이는 출루 이후에 상대 내야를 흔들어놓는 능력이 부족하다. 새로운 1번타자를 찾거나, 박한이가 1번타자를 계속 맡더라도 2번타선에서 그 역할을 해줄 선수가 필요할텐데, 지금 삼성은 그 역할로 신명철과 우동균을 테스트하고 있다. 이 중에서도 우동균에 대한 기대가 큰데, 만약 우동균이 기대만큼의 역할을 해준다면 박한이를 3번에 고정시켜 득점력이 배가되는 시너지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5. 한화 이글스
▶투수 : 김혁민
한화의 주력투수는 점점 노쇠해지고 있다. 송진우 구대성은 당장 은퇴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이고, 정민철 최영필 역시 전성기의 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다. 결국 에이스 류현진이 "혹사 모드"가 되는 것을 피하려면 류현진의 뒤를 받쳐줄 선발요원의 수혈이 필요하다. 작년에 그 역할을 기대했던 유원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는데, 올 해에는 그 역할을 해줄 기대주로 김혁민이 손꼽힌다. 작년에는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제자리를 찾지 못했으나 올 해는 선발의 한 축으로 기대를 모으며, 시범경기에서도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자 : 강동우
홈런을 펑펑 때리는 "다이너마이트 타선"에도 고민이 있다면, 바로 빠른발로 상대를 교란할 테이블세터의 부재를 꼽을 수 있겠다. 이 고민을 해결하려고 작년에는 타팀에서 방출된 추승우 윤재국을 불러들였지만 냉정히 말해서 결과가 성공적이었다고 하기는 어렵다. 올 해에도 한화는 톱타자 보강을 위해 KIA에서 방출된 강동우를 영입했다. 클락을 떠나보내면서 비게 된 외야의 한 자리, 그리고 한화의 숙원인 "뛰는 야구"를 이뤄줄 것인지, 아니면 또 "저니맨"으로 전락할 것인지, 명예회복을 위한 강동우의 의욕은 상당하고, 시범경기까지의 모습도 나쁘지 않다.
6. KIA 타이거즈
▶투수 : 이범석
KIA의 투수력은 4강권 팀들과 견주어도 절대 꿇리지 않는다. 오른손-왼손-잠수함까지 균형도 좋고, 무엇보다 주력투수들의 나이가 젊어 앞으로도의 전망도 밝다. 특히 KIA 투수진의 장점이라면, 150km도 우습게 던지는 "영건"들의 존재. 국가대표 에이스로 성장한 윤석민은 물론, 또 한 명의 주목할 영건이 이범석이다. 이범석은 작년 꾸준히 선발로 나와 3.08의 평균자책으로 7승을 거두었다. 규정이닝을 채우지는 못했지만 평균자책 7위권에 해당하는 상당히 좋은 기록. 심지어 노히트노런의 직전까지 다녀오기도 했었다. 다만 투구에 기복이 있다는 점 때문에 아직 "에이스급" 포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고, 아직 컨디션이 썩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걸림돌이지만, 작년보다 조금이라도 더 나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윤석민의 뒤를 받칠 2선발은 용병보다 이범석의 몫이 될 확률이 크다.
▶타자 : 최희섭
아무리 부진해도 KIA에서 최희섭에 대한 미련을 버리기는 어렵다. "홈런왕 김기아"라는 비아냥을 들을 정도로 장타력에 문제가 많았던 공격력의 보강에는 최희섭이 중심에 있기 때문이다. 이용규라는 국가대표 톱타자를 가진 KIA로서는, 중심타선이 "평균 정도"만 해주어도 충분히 위력적인 공격력을 보여줄 수 있다. 여기에 빼어난 투수진까지 합치면 충분히 4강 전력이 완성될 수 있다. 결국 문제는 공격력, 특히 장타력을 책임질 중심타선인데, 최희섭의 부진이 장성호에게까지 연쇄작용을 일으키고 있음을 감안했을 때, 올 해 최희섭이 달라지느냐, 또는 여전하느냐에 따라 KIA의 1년 농사가 좌지우지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단 출발은 나쁘지 않다. 적어도 두통으로 몸져누운 작년에 비하면.
7. 히어로즈
▶투수 : 황두성
히어로즈의 선발진은 어느 팀도 부럽지 않다. 장원삼 마일영 이현승 오재영 등 좌완투수도 풍부하고, 김수경도 작년 하반기 이후 감을 잡은 모습이다. 문제는 불펜. 조용훈 박준수 송신영 등이 버티는 불펜은 타팀에 비해 중량감은 많이 떨어진다. 결국 "이기는 경기"에서는 마무리 황두성이 많은 역할을 해주어야 할 것이다. WBC에서 컨디션 난조로 중도 탈락하는 등 아직 컨디션이 완전하지 않은 것 같지만, 선발과 마무리를 왔다갔다 하며 감을 잃었던 작년과 달리, 올 해는 처음부터 보직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기 때문에 충분히 제 몫을 해주어야 할 상황이다.
▶타자 : 클락
한화의 "슈퍼맨" 클락이 히어로즈로 왔다. 히어로즈는 이택근 송지만 전준호 등 외야 자원이 튼튼하고 불펜이 부실함에도 불구하고 다카쓰 대신 클락을 택했다. 선발이 안정되어 있으니 공격력 강화를 극대화하여 승부를 보겠다는 의지인 셈이고, 점점 나이가 들어가는 전준호의 대안을 미리 준비해두겠다는 것으로 볼 수도 있을 것이다. 만약 클락의 지난 시즌 부진의 원인이 약점노출에 의함이라면, 당시 타팀이었던 히어로즈에서도 그 약점을 알고 있었다는 뜻이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클락을 택했다면, 무언가 복안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기에 무리가 없다. 과연 클락은 작년 전반기의 모습을 다시 보여줄 수 있을까? 그렇게만 된다면 이택근 브룸바와 짝을 이룰 히어로즈의 중심타선은 굉장한 위압감을 줄 수 있을 것이다.
8. LG 트윈스
▶투수 : 우규민
창단 이후 두번째 최하위를 기록한 뒤 LG는 무섭도록 전력을 보강했다. 그러나 전력보강은 대부분 공격력에 초점이 맞추어졌고, 투수력은 두드러지게 보강된 것이 없다. 결국 작년의 전력을 토대로 부상에서 회복되는 선수들을 더해 투수진을 꾸려나가겠다는 심산인데, 결국 문제는 불펜, 특히 마무리가 될 것이다. 봉중근 옥스프링의 원투펀치는 어느팀 못지 않게 훌륭하고, 박명환만 복귀하면 기존의 심수창 이범준 등과 함께 선발진 구성은 큰 무리가 없다. 하지만 우규민 정재복 등을 기용했다가 재미를 보지 못한 마무리는 과연 누가 맡게 될 것인가? 공은 빠르지만 제구가 불안한 이재영, 아직 실전감각을 기대할 수 없는 이동현에게 그 몫을 맡기기는 힘들다. 정재복은 올 시즌부터 선발을 맡을 예정. 결국 1안은 우규민이 될 수밖에 없다. 만약 우규민이 또 실패한다면, 선발 중 한 명을 마무리로 돌리는 극단적인 결과로 연결될 수밖에 없을 것이고, 작년처럼 시즌 내내 투수진이 우왕좌왕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다.
▶타자 : 정성훈
눈에 띄게 튼튼해진 공격력의 중심은 물론 두 명의 FA 이진영과 정성훈이다. 이 중 이진영이 부진하더라도 이대형 박용택 안치용의 기존 외야요원으로 시즌을 꾸려나가는 것이 가능하지만, 만약 정성훈이 부진하다면 LG는 작년처럼 3루에 공수에서 커다란 구멍을 안고 시즌을 치르게 될테니, 결국 두 명의 FA 중 정성훈이 더 큰 중압감을 떠안게 될 것이다. 자신을 잘 아는 김재박 감독 밑에서 정성훈이 과거 유니콘스 시절의 모습 정도만 보여줘도, LG는 "블랙홀"이나 마찬가지였던 3루수-7번타자의 고민을 일거에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꼭 정성훈이 7번에 기용되지 않더라도 박경수 최동수 등 다른 타순에 들어갈 선수가 하위타선의 연결고리를 맡아주면 작년보다는 타순의 밸런스가 좋아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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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시즌 8개구단 Best & Wors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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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 2008년 결산을 하면서 몇 가지 더 준비한 테마가 있었습니다. 나름 자료도 정리하고 데이터 추출까지는 끝냈지만, 요 몇 달 동안 요단강에 발을 담글 정도의 살인적인 업무량 때문에 야구는 손도 댈 수 없었습니다. 이제 WBC도 시작하고 곧 있으면 2009 시즌이 시작하는 지금, 2008 결산에 더 이상의 장황한 분석은 무의미하다고 생각되어 마무리로 바로 건너뜁니다. 2008년 각 구단에서 Best와 Worst를 한 명씩 뽑아 간략한 코멘트를 부연하고자 합니다.
1. SK 와이번스
▶ Best : 박재홍
SK에 유독 부상 선수가 많았지만 그 중 "4번타자" 이호준의 공백이 가장 컸다. 아무리 SK가 특정 선수를 중심으로 돌아가는 팀이 아니라 하더라도 중심타자의 존재감은 무시할 수 없는 것. 그 자리를 메운 것이 박재홍이었다. 박재홍은 0.318의 고타율(6위)과 19개의 홈런(5위), 0.958의 OPS(3위)로 흠잡을 곳 없는 4번타자의 모습을 보여주었고, SK는 이호준의 공백을 전혀 느끼지 않아도 되었다. 수비에서도 박재홍이 우익수를 보면서 이진영을 1루로 돌렸으니 큰 공백은 없었던 셈. 만약 박재홍의 부활이 없었다면 SK는 2008 시즌 공수에서 꽤 난감했을 것이다.
※ Best 후보
- 김광현 : 벌떼 마운드에 우뚝 선 에이스. 2008 시즌 MVP.
- 박경완 : 티나지 않는 곳에서 팀의 중심을 잡아준 안방마님.
- 정우람 : 클로저보다 더 바빴고 공헌도가 높았던 마당쇠.
▶ Worst : 이호준
그래서 자연적으로 SK의 Worst는 이호준이다. FA로 거액의 계약을 맺으며 팀의 중심이 되어야 했을 그가 무릎부상으로 시즌을 통째로 쉬어야 했다. 고작 25타수에서 0.200의 타율, 4번타자의 위용은 없었다.
※ Worst 후보
- 윤길현 : 그의 성적은 뛰어나다. 그러나 그의 한 번의 큰 실수는 팀 전체를 잡아먹을 뻔했다.
2. 두산 베어스
▶ Best : 김상현
두산의 최대 강점은 불펜이었다. 어지간해서는 무너뜨릴 수 없는 불펜. 최강의 테이블세터와 튼튼한 중심타선을 보유한 두산이 선취점을 뽑으면, 불펜이 경기를 틀어막았다. 객관적인 전력은 두산이 2위권이라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두산의 성적이 좋았던 것은 불펜의 공이 크다. 이재우와 임태훈이 그 중심이었지만, 개인적으로 두산 불펜의 수호신은 김상현을 꼽는다. 이재우와 임태훈에게 과부하가 걸려 두산에 비상이 걸리던 그 때, 김상현이 있었기에 두산이 상위권을 유지할 수 있었다. 그는 86.1이닝 동안 사사구를 15개밖에 허용하지 않는 "사기에 가까운 제구력"과 82개의 탈심진을 잡아낸 구위로 두산을 지켰다.
※ Best 후보
- 이재우 : 클로저가 무너진 두산의 실질적인 마무리. 단, IRS가 나빴던 것이 흠.
- 김동주 : 영원한 두산의 4번, 그리고 두산 미라클의 중심.
- 김현수 : 두산의, 아니 한국야구의 15년을 책임질 재목의 발견.
▶ Worst : 채상병
두산의 상하위 타순은 같은 팀이라 보기 어려울 정도로 밸런스가 극명하게 갈린다. 상위타선은 8개구단 최강이지만 하위타선은 최약팀보다도 좋지 못하다. 그 중에서도 두산 팬의 가슴을 가장 답답하게 했던 것은 채상병. 수비형 포수라고 하기에도 충분치 못한 그의 플레이 때문에 두산은 시즌 도중 최승환을 트레이드해야 했다. 깅경문 감독의 신임을 받고 있으나, 약한 어깨와 약한 타력, 신통치 못한 투수리드는 두산의 가장 큰 구멍임은 부인할 수 없다.
※ Worst 후보
- 레이어 : 용병이 패전처리를 하고 있는 씁쓸한 상황.
- 김선우 : 기대에 못 미쳐도 한참 못 미쳤다. 그나마 후반기에 달라진 것이 위안.
- 정재훈 : 그의 부진이 두산의 큰 고민이었고, 시즌이 끝나도록 해결되지 않았다. 이제 그는 선발로 간다.
3. 롯데 자이언츠
▶ Best : 가르시아
롯데에는 국내 최고의 4번타자 이대호가 있다. 그러나 그 외에는 아무도 없었다. 이대호 혼자 한 시즌을 책임지는 것은 말도 안 된다. 그래서 롯데의 상승세는 늘 "반짝"이었다. 그런 이대호가 드디어 자신의 뒤를 받쳐줄 파트너를 만났다. 가르시아. 홈런 30개(2위)로 이대호를 능가하는 장타력을 보여주엇고, 수비에서도 강견으로 팀의 상승세를 보탰다. 롯데의 가공할 화력을 확인했던 2008시즌, 오히려 이대호가 평소보다 부진한 가운데 그 실질적 중심은 바로 이 용병이었고, 내년에 다시 한 번 국내에서 그 파워를 볼 수 있게 되었다.
※ Best 후보
- 강민호 : 공수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 아직 2% 부족하지만 그의 나이는 젊고 군면제도 받았다.
- 조성환 : 군 공백을 비웃듯 커리어 하이를 찍었다. 수비만 보강하면 국내 최고의 2루수일 듯.
▶ Worst : 정수근
롯데의 4강행에 가장 큰 걸림돌은 정수근이었다. 폭행 시비는 부풀려졌을지 모르겠지만, 경기 전날 늑늦게까지 술을 마신 태도는 변명의 여지가 없을 듯. 기분에 따라 성적이 오락가락하는 그의 "불확실성"이 롯데의 발목을 단단히 잡을뻔했다. 만약 후반기 이인구마저 2007시즌같은 모습이었다면 롯데의 4강행도 장담할 수 없었다.
※ Worst 후보
- 임경완 : 솔직히 좀 불쌍하다. 그래도 프로는 냉정한 법이다.
4. 삼성 라이온즈
▶ Best : 정현욱
삼성은 예년과 달라도 너무 달랐다. 불펜은 무너졌고 화끈한 장타력도 보이지 않았다. 오래도록 혹사당한 불펜은 전반적으로 상태가 좋지 못했고, 장타력을 책임질 중심타자는 줄줄이 부상과 부진으로 들락날락했다. 자연스럽게 세대교체가 이루어지던 2008 시즌, 가장 돋보인 것은 정현욱이다. 선발투수들의 평균자책이 8개구단 최하위였던 삼성에서,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규정이닝을 채워버린 이 "마당쇠"의 활약이 없었다면 삼성은 완전히 무너지고 말았을 것이다.
※ Best 후보
- 최형우 : 팀내 최다홈런, 세대교체의 중심은 박석민이 아니라 최형우였다. 신인왕은 덤.
- 이상목 : 평균자책 5.34의 선발투수가 대단했다고 볼 수는 없지만, 삼성 선발진에서 꾸준히 풀타임을 지켜준 것만으로도 제 몫의 200%는 충분히 하고 남았다.
▶ Worst : 션
최훈 작가의 표현을 빌려, 정말 션~하게 말아먹고 국내를 떴다. 올 시즌 삼성의 외국인 농사가 전반적으로 최악이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션의 피칭은 유독 심했다. 7경기에서 6패, 평균자책 10.73. 적응기를 논할 성적이 아니었고, 가뜩이나 휘청거리던 삼성 선발진에 기름만 끼얹고 사라졌다.
※ Worst 후보
- 심정수 : 4번타자의 어이없는 시즌아웃. 심지어 은퇴까지 해버렸다.
- 신명철 : 출루율이 좋은 선두타자와 나쁘지 않은 중심타자를 두고도 공격력이 시원치 않았던 것의 가장 큰 원인은 그 연결고리가 되어야 할 신명철의 부진이었다. 1할 타율, 그러나 그는 여전히 "유혹" 중이다.
5. 한화 이글스
▶ Best : 김태균
한화는 뭐라해도 화끈한 장타력으로 4강에 도전했던 팀이다. 그 중심은 김태균. 정교함까지 갖춘 장타자는 시즌 내내 상대 투수들을 괴롭혔다. 홈런 31개(1위), 타점 92개(4위), 타율 0.324(5위), OPS 1.039(1위). MVP는 놓쳤지만 골든글러브는 차지했다. 수백개의 별명은 덤.
※ Best 후보
- 류현진 : 예년보다 살짝 포스가 덜했지만 그간의 투구이닝을 생각하면 이만큼 하는 것도 "괴물" 같다.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1선발.
▶ Worst : 유원상
5승 4패, 평균자책 4.66. 선발투수로 좋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악이라 할 정도는 아닌 것 같지만, 한화에서 유원상이 해주어야 할 기대감에 비추면 턱없이 부족한 성적이었다. 정민철 송진우 최영필 등 노장투수들이 물러날 것을 감안하면 류현진과 짝을 이룰 선발감은 유원상 뿐이다. 그가 2선발에 걸맞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하면 한화의 투수진은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다.
※ Worst 후보
- 클락 : 슈퍼맨의 비애. 시즌 내내 공수주를 책임졌으나 가장 중요할 때 죽을 쑨 것이 너무 컸다.
6. KIA 타이거즈
▶ Best : 윤석민
KIA의 최대 경쟁력은 선발투수진이었다. 150km도 우습게 던지는 영건들이 즐비한 선발진, 그 중심은 윤석민이었다. 2007시즌 최다패(18패) 주인공에서 2008년에는 다승 3위(14승)으로 성장한 것도 고무적이다. 다양한 구질과 강력한 구위, 우완 투수 중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고의 활약을 보여주었고, 베이징에서 그 활약을 이어가면서 군면제까지 받았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어린이"가 아니다.
※ Best 후보
- 이용규 : KIA의 타선의 답답함을 보며 과거 해태 시절의 근성을 그리워한 팬이 많을 것이다. 현재 타이거스 타선에서 가장 근성으로 무장한 선수는 누가 뭐라 해도 이용규이다. 0.312의 타율로 공격을 선봉했고, 베이징에서 근성을 보여주었다.
▶ Worst : 최희섭
KIA가 외국인 선수로 투수와 유격수를 뽑은 것은 순전히 최희섭을 믿었기 때문이다. MLB급 장타력으로 KIA의 4번을 책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스프링캠프에서부터 이리저리 열외하더니 결국 KIA의 허약한 타선을 상징하는 존재가 되어버렸다. 0.229의 타율, 홈런은 단 6개뿐. 누가 보아도 4번타자라고 하기 민망한 성적이었다.
※ Worst 후보
- 발데스 : 처음부터 장타력을 기대하지는 않았다. 단지 수비와 출루 및 주루에서 활력소가 되어주기를 바랬다. 결과는? 시범경기에서만 "흑종범"이었을 뿐, 중도 퇴출되고 말았다.
- 이현곤 : 2007시즌 타격왕의 몰락. 아무리 부상 때문이었다고 하지만 0.338에서 0.257로 곤두박질친 것은 기대이하.
7. 히어로즈
▶ Best : 마일영
시즌 내내 시끄러웠던 히어로즈가 그래도 꼴찌까지 떨어지지 않은 것은 남부럽지 않은 원투펀치가 풀타임을 책임졌던 공이 컸다. 장원삼과 함께 원투펀치를 이룬 마일영. 누구도 기대하지 않았으나 조금씩 자신의 진가를 증명하면서, 화려하지 않지만 누구에게도 꿇리지 않는 빛을 내면서 시즌을 마무리했다. 11승과 3점대의 평균자책은 팀의 전력을 고려했을 때 타팀의 2선발을 능가하는 성적이었다.
※ Best 후보
- 강정호 : 강정호의 발견은 히어로즈가 아닌 한국야구 전체의 주목할 거리이다. 장타력과 센스를 갖춘 공격력, 강한 어깨를 동반한 수비력, 현재 "포스트 박진만"에 가장 가까운 이는 강정호이다.
- 이택근 : 4년 연속 3할타율, 그리고 홈런 12개는 개인 최다 홈런. 이택근은 점점 더 무서워지고 있다.
▶ Worst : 구단 프론트 전체
연봉협상부터 온갖 잡음을 만들며 "팀의 존속" 자체가 위태로웠다. 고참 선수들의 집단 반발을 다독였지만 겨울훈련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1군이 이 지경인데 2군은 제대로 된 훈련장조차 있을리 없었다. 송사에 휘말리며 시즌 도중 팀명이 바뀌는가 하면, 단장조차도 두 손 들고 나가버렸다. 결국 시즌이 끝난 뒤 장원삼 트레이드로 "막장"의 끝을 보여주었다. 이런 최악의 상황에서 한 시즌을 치뤄낸 선수들이 아무리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었다고 해도 차마 탓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8. LG 트윈스
▶ Best : 봉중근
"봉미미"에서 "봉타나"로. 아마추어 명성 그대로였다. 근성까지 갖춘 좌완 에이스의 등장은 LG의 위안이었고, 봉중근은 최악의 지원 속에서도 평균자책 2.66(3위), 탈삼진 140개(3위), WHIP 1.19(3위)로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이러고서도 11승에 그쳤으니 오죽 답답했을까.
※ Best 후보
- 안치용 : 안타깝게 3할 문턱에 못 미쳤지만, 안치용의 활약은 LG가 애타게 찾던 "우완 장타자"의 발견이라는 점에서 상당한 의미를 갖는다. 싸이클링 히트의 주인공.
▶ Worst : 브라운
브라운은 단순한 외국인 투수 1명의 의미가 아니었다. 타선이 빈약해지는 것을 감수하고서 발데스와의 재계약을 포기하고 데려온 선발투수였다. 덕분에 에상대로 타선은 무뎌졌고, 기대했던 용병은 침몰했다. 브라운 대신 페타지니를 데려왔을 때는 이미 팀이 최하위로 떨어진 뒤였다. 브라운의 퇴출로 정찬헌을 선발로 돌리면서, 잘 던지던 정찬헌마저 한계를 노출하게 되었다.
※ Worst 후보
- 박명환 : 진정 "반쪽짜리" 투수였던가? 브라운이 아니었다면 단연 Worst로 꼽았을 듯.
- 박용택 : 시즌 내내 기회를 준 것은 그의 비중을 고려함이다. 그러나 그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고, 좌익수로 잘 나가던 안치용은 우익수로 보내지면서 타격감이 꺾였고, 한창 물 오르던 손인호에게 돌아온 것도 2군행이었으니, 박용택의 부진은 단지 한 명의 부진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 우규민 : 겨우내 준비한 퍼즐이 어긋난 것은 선발보다 마무리가 먼저였다. 덕분에 컨디션 좋던 정재복까지 흔들리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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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골든글러브 시상식이 끝났습니다. 영예의 수상자들로 한 팀을 만들면 어떻게 될까요? 심심풀이 삼아 한 번 정리해봤습니다.
이 중에서 투수는 한 명이니까 기록을 따로 정리하는게 좀 그렇고, 타선만 9명을 가지고 타순을 짜봤습니다.
뭐, 타순이 정말 ㅎㄷㄷ 이군요. 그냥 WBC는 여기다 몇 명 더해서 보내면 되겠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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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KBO에서 발표된, 2009년도 각팀에서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한 선수들의 명단입니다.
보류선수란 그 구단에 등록된 선수를 뜻합니다. 따라서 보류선수에서 제외되었다는 것은 방출을 의미하며, 다른 구단에서 자유롭게 영입할 수 있는 자유계약 신분이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참고로 이미 웨이버 공시되어 팀에서 방출 절차를 밟았거나 해외 진출 또는 군입대 등으로 보류선수에서 제외된 경우는 여기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이 선수들 중 일부는 이미 다른 팀과 입단 합의를 끝내고 훈련에 참여하고 있는 경우도 있고, 일부는 은퇴를 택했습니다.
그래도 좀 뜻밖인 이름들이 있는데, 아직 방출시키기에는 아까운 장래성을 가진 유망주들의 이름이 꽤 보입니다. 이러한 경우는 대개 해당 선수를 신고선수로 전환시키려는 경우라고 보면 됩니다. 즉, 공식적으로는 방출이지만, 다시 신고선수로 계약해 팀에서 데리고 있는 것이지요.
현행 KBO 규약상 한 팀에서 1,2군을 합친 총 선수단 규모는 65명까지 가능합니다. 하지만 신고선수는 명수에 상관없이 데리고 있을 수 있구요. 대신 신고선수는 시즌이 시작된 후 6월이 지난 후부터 정식선수로 전환된 뒤에만 1군 경기에 출전할 수 있습니다.
그러니까 선수단 규모 65명을 맞춰야 하기 때문에 일부 선수는 신고선수로 전환하고자 형식상 보류선수명단에서 제외했다고 보면 되는 것입니다. 현재까지 각팀의 공식 보류선수 규모는 약 50~60명 사이. 나머지는 신인 선수들과 군대에서 돌아온 선수들로 채워야 하기 때문에 일부러 비워둔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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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명의 타자가 골고루 잘해주면 좋겠지만 현실이 그렇지도 못합니다. 이번 포스팅은 각팀의 타선에서 타순별과 포지션별로 기둥과 구멍을 찾아보았습니다.
전체 평균 대비 계산하면 당연히 상위권팀은 거의 대부분이 양호하고 하위권팀은 대부분이 구멍으로 나올 것이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래서 여기서는 각팀 내에서 상대적으로 더 뛰어났던 타순/포지션과 반대인 경우를 찾아보았습니다. 정리한 방법은 이렇습니다.
타율의 경우 각팀의 팀타율이 평균과 얼마나 차이나는지를 먼저 정리합니다. 가령 SK의 팀타율은 평균 팀타율의 1.056배로 나오고, LG의 팀타율은 평균 팀타율의 0.959배로 나옵니다.
2008년 1번타자로 선발출장한 타자의 전체 평균타율은 0.289입니다. 그러면 SK의 1번타자는 전체 평균보다 1.056배가 높다고 가정하여, SK 1번타자의 기대 타율을 0.305로 계산합니다. 실제 SK 1번타자의 평균 타율은 0.311. 즉, SK의 1번 타순은 기대보다 더 뛰어난 타율을 보여주었습니다.
이런 식으로 타율/OPS/TA 세 가지를 타순별/포지션별로 기대치와 실제 결과를 비교하였습니다. (굳이 TA를 정리한 것은, OPS에서 반영되지 않는 도루 능력이 반영되는 스탯이기 때문입니다.)
* TA란? Total Average = { (총루타+사사구+도루) / (타수-안타+도루자+병살) }
참고로 OPS는 SK가 평균보다 1.061배, TA는 SK가 평균보다 1.097배 높았습니다. 이런 식으로 타율/OPS/TA에 적용시키는 기대 비중은 다르게 책정됩니다.
참고로 아래 테이블 중 색깔이 들어간 부분은 모두 이런 의미입니다.
즉, 빨간색일수록 기대 이상의 활약으로 타선을 이끈 것에 해당하고, 파란색일수록 기대치보다 활약이 미미했던 경우라고 보시면 됩니다.
그러면 8개구단의 성적표를 들여다 보겠습니다.
SK는 타선이 전체적으로 고르게 기대치만큼의 성적을 올렸는데, 상대적으로 8번 타순이 강했고, 6번 타순은 약했습니다. 포지션으로 보았을 때는 우익수-2루수-3루수가 강점이었고, 1루수-유격수-좌익수는 약했습니다. 특히 1루 포지션의 구멍이 가장 눈에 띕니다.
워낙 타순이 변화무쌍했기 때문에 6번타순에 특정 선수를 찝어서 이야기하기 어렵지만, 포지션별로 보면 박재홍-정근우-최정이 두드러지고, 나주환-박재상은 아쉬운 편이었습니다. 1루 구멍은 선수들의 줄부상 때문에 어쩔 수 없었다고 보는데, 이진영조차도 우익수 출전 시 0.371의 타율인데 1루수 출전 시에는 0.276으로 크게 떨어집니다.
두산은 상하위 타선이 극명하게 갈립니다. 포지션별로 보면 좌익수-2루수-3루수가 기대 이상이었고, 포수-1루수-우익수가 구멍이었습니다. 잘하는 선수와 못하는 선수의 갭(gap)이 그만큼 컸다는 뜻이고, 역설적으로 구멍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득점력을 보여준 도깨비 같은 타선이기도 합니다.
가장 절대적인 기둥은 2번-좌익수인 김현수와 4번-3루수인 김동주일 것이구요. 문제의 6~8번 타순의 구멍은 우익수(유재웅 등)-1루수(오재원 등)-포수(채상병 등)의 구멍과 겹친다고 보면 되겠습니다.
롯데의 5~6번이 뛰어나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작년까지 몇 해 동안이나 이대호를 받쳐줄 5번타자가 없어 골머리를 앓았던 고민이 해결되었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포지션별로 보면 포수-2루수-3루수-우익수가 좋았고, 1루수-중견수-지명타자는 약했습니다.
바로 그 5~6번이 포수 강민호와 우익수 가르시아였구요. 그 외 2루수 조성환과 3루수 이대호의 활약이 좋았습니다. 특이한 점은, 1루수-중견수-지명타자의 언발란스입니다. 김주찬은 중견수에 기용하면 부진하고, 이대호는 1루수로 기용하면 부진하고, 정보명은 지명타자로 기용하면 부진했습니다. 그러다보니 좋은 선수들이 있으면서도 의외로 포지션 내에서는 몇 개의 구멍이 눈에 띕니다.
전체적으로 공격력이 시원치 못했던 삼성은, 그 와중에 하위타선은 괜찮았습니다. 반면 2~3번타선의 구멍이 발목을 잡았습니다. 포지션별로 보면 포수-우익수가 잘했고, 2루수가 구멍이었습니다.
최형우와 진갑용의 활약이 기대 이상이었고, 유독 심한 구멍인 2번-2루수는 신명철의 영향이 상당합니다. 3번 타순은 주로 양준혁이 맡았는데, 타율은 많이 끌어올렸지만 장타가 부쩍 줄어든 점은 극복하지 못했습니다.
팀타율이 가장 나빴던, 그러나 장타력은 무시무시했던 한화는 타선도 극명하게 나뉘는 편입니다. 4~6번 중심타선의 위력은 엄청났지만 그 앞뒤로 1,2,7번 타선의 구멍 때문에 시너지가 크지 못했습니다. 포지션별로는, 1루수-3루수-지명타자가 강했고, 2루수-좌익수-우익수는 약했습니다.
4번-1루수 김태균, 5번-3루수 이범호, 6번-지명타자 김태완 세 선수가 사실상 한화 타선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고 보면 되겠구요. 추승우 윤재국의 동반 부진이 테이블 세터와 외야진의 구멍을 불렀습니다. 7번-2루수 한상훈 역시 구멍이기는 마찬가지였습니다.
KIA도 타순을 보면 답답한 것이, 1~3번이 밥상은 열심히 차려도 4~5번에서 엎어버리는 모양새입니다. 하위타선도 부진한 편입니다. 포지션별로 보면 1루수-중견수가 뛰어났고, 2루수-3루수는 약한 편이었습니다.
타순만 놓고 보면 "이용규와 여덟 난장이"라고 해야 하나요? 그나마 장성호가 열심히 했지만 부상으로 빠진 날이 많았고, 그래서 중심타선의 구멍이 더 크게 다가오네요. 게다가 3루수의 구멍은 작년에 없던 것이기에 이현곤의 부진도 타격이 큽니다. 8번은 주로 차일목과 김선빈, 2루수는 주로 김종국이 많이 맡았습니다.
히어로즈는 다른 의미에서 답답한 타선입니다. 기둥과 구멍이 교차하는, 즉 찬스의 맥을 자꾸 끊어버릴 타순이었다는 것입니다. 포지션별로 보면 유격수-중견수가 특히 좋았고, 3루수가 가장 좋지 못했습니다.
3번-중견수는 역시 이택근, 1번-좌익수는 전준호, 7번-유격수는 강정호입니다. 반면 4번타자는 브룸바의 컨디션이 좋지 못한 것뿐 아니라 브룸바를 대체한 다른 선수들도 함께 좋지 못했습니다. 3루수는 정성훈이 부진했던 것도 있습니다만, 문제는 정성훈을 FA로 세일즈할 거면서 대체 자원 육성도 실패했다는 점입니다.
LG의 경우는 오히려 하위타선이 나쁘지 않았고, 4번타자의 분전을 살리지 못한 5~6번의 구멍이 커보입니다. 포지션별로 보면 1루수가 특히 좋았고, 3루수가 가장 큰 구멍이었습니다. 그 외 지명타자는 적당히 좋았고, 우익수-중견수-2루수가 좋지 못했습니다.
8번-포수는 김정민, 4번-1루수/지명타자는 최동수와 페타지니입니다. 가장 큰 구멍인 3루수는 김상현이 여전히 부진했던 탓이고, 1번-중견수 이대형 역시 기록상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합니다. 그리고 LG도 롯데처럼 포지션별로 묘하게 언발란스가 생기는데, 안치용이 우익수로 뛸 때는 기록이 좋지 못했고, 박경수도 2루수로 뛸 때 좋지 못했기 때문에 포지션 내에 구멍이 더 많아졌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안치용이 좌익수로 뛸 때 기록이 좋아서 박용택의 부진이 드러나지 않았고, 박경수가 유격수로 뛸 때 기록이 좋아서 권용관의 부진이 드러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이상의 정리는 어디까지나 팀내에서 상대적인 것입니다. 그래서 상위권 팀에서 구멍이라고 나온 포지션도 하위권 팀보다 더 양호한 경우도 분명히 나옵니다. 절대적인 비교는 어차피 의미가 없기 때문에, 각 팀 내에서 상대적인 기둥과 구멍을 뽑아본 것이구요.
계산하는 방법 역시 기대타율이나 기대OPS 같은 스탯 자체가 신뢰도 높은 수치는 아닙니다만, 모든 팀과 선수가 같은 방식으로 계산된 것이기 때문에 상대적인 우열을 따져볼 수는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타율/OPS/TA만으로 공격력의 전부를 나타낼 수는 없을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것은, 타율이 높고 낮고가 아니라 결과적인 득점으로 이어지는 과정이기 때문에 단순 스탯 비교만으로 공격력을 판단하기는 어렵다는 점도 덧붙입니다.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로 계산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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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는 몸값 거품이 어쩌고 운영비 절감이 어쩌고 하면서 거품을 빼자고 한 목소리를 내더니 뒤로는 FA보다 더한 금액으로 선수를 영입하는 이중적인 행태, 삼성은 욕 먹어도 됩니다. 이런 식으로 타 팀을 자극해놓았으니 이번 FA 시장 볼만하겠네요. 그래놓고서 막대한 적자가 어쩌고 하면서 징징대는 소리나 하지 말기를 바랍니다.
제가 보기엔 이장석 대표는 처음부터 FA를 다 팔 생각이었습니다. 정성훈 김수경 송지만 등등.. 그랬으면 보상금만 꽤 됐겠죠. 그걸로 선수단을 꾸릴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김시진 감독과의 의리 때문에 선수들이 FA 신청을 포기하니까 보상금 수급에 차질이 생겼겠죠. 애당초 강팀을 만들 생각은 없고 선수들 팔아서 운영자금 보탤 생각밖에 없는 양반이라고 하면 지나친 표현일까요?
8개구단을 유지해야 한다는 대승적인 차원에서 합의한 암묵적인 룰은 이들이 이렇게 깨버렸습니다. KBO는 그것을 구경만 하고 있었습니다. 이미 통제력을 상실한 KBO가 앞으로 이런 일을 막을 수 있을까요? 어림도 없다고 봅니다. 더 이상의 선수 트레이드는 없을 것이라고 이야기하지만 그 말을 어떻게 믿습니까. 처음부터 선수는 팔지 않는다고 약속하고 들어온 히어로즈인데, 이미 약속을 깬 것 아닙니까.
가뜩이나 유니콘스 팬들 마음 상하게 하고 들어왔으면 다독거려서 히어로즈를 응원하게 만들어도 시원찮을 판에, 아예 제 발로 팬들을 다 걷어차버리는군요. 올림픽 금메달 따고 500만 관중이 들면 뭐합니까. 아직도 리그 수준이 이 정도밖에 안 되는 것을. WBC 논란도 심란한 판에 쌍방울의 데자뷰까지 봐야 하다니.. 정말 이 나라는 야구팬하기도 힘들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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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에 이어 불펜투수도 한 번 정리해보았습니다.
특히나 요즘 야구는 불펜투수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불펜이 경기를 날려먹는 경우는 데미지가 더 크지요. 요즘 네티즌 사이에서는 "작가" 방화범"라는 비아냥 섞인 별명까지 붙여주는데, 그만큼 불펜의 중요성도 점점 인정을 받고 있다고 봅니다.
그러면 가장 튼튼한 불펜은 어디였을까요? 먼저 8개구단 불펜진의 기록입니다.
불펜 기록에서 평균자책은 크게 의미가 없습니다. 불펜의 미덕이 불을 끄는 것이라고 했을 때, 불을 끄지 못해도 앞 투수의 자책점으로 들어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불펜투수의 능력을 나타내는 지표로 평균자책은 부적절합니다. 그래서 요즘 강조되는 기록이 IRS입니다. 앞선 투수가 남겨둔 주자를 얼마나 잘 막고 마무리했는지를 알 수 있는 지표이므로 불펜의 성과를 보기에 알맞습니다.
올 시즌 8개구단의 IRS를 보면 평균 32.5% 정도입니다. 즉, 앞선 투수가 남겨둔 주자 3명 중 1명은 뒤 투수가 실점을 허용했다는 뜻입니다. 팀별로 IRS가 가장 양호한 팀은 SK로 24.9%, 가장 나쁜 팀은 히어로즈로 38.2%입니다. 20%대의 빼어난 IRS는 SK 외에 롯데(26.7%)가 있습니다.
IRS에서도 투수운용 스타일이 극명하게 드러납니다. 승계주자가 가장 많았던 팀이 LG(356)인데, 롯대(187)의 거의 두 배에 달합니다. 물론 그만큼 주자를 많이 내보냈다는 뜻이기도 하지만, LG는 주자를 내보내 위기가 되면 투수를 교체하고, 롯데는 가급적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 투수를 교체하는 경우가 많았다는 뜻도 됩니다.
그 외에 평균자첵 대신 살펴볼만한 기록이 WHIP과 피안타율입니다. 평균자책은 SK가 가장 좋지만, WHIP과 피안타율로 따지면 두산이 가장 좋습니다. 앞서 선발진을 살펴볼 때 두산의 허약한 선발을 확인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산의 실점이 적었던 것은 튼튼한 불펜의 공입니다. 물론 하위팀으로 갈수록 불펜의 안정성은 크게 떨어지구요.
전통적으로 불펜이 가장 튼튼했던 삼성은 예년에 비해 많이 무뎌진 모습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성의 기록에 눈길이 가는 부분은, 불펜투수들의 패전이 단 9차례밖에 없다는 점입니다. 구원투수가 올라와서 불을 지르고 역전패당하는 경우가 가장 적었다는 뜻이죠. WHIP이나 IRS 등으로 보면 과거의 불펜왕국의 명성이 무색하지만, 그래도 뒷문이 견고하기는 여전하다는 것이겠죠.
불펜의 투구이닝이 가장 많은 팀도 역시 SK와 삼성입니다. 특히 SK는 홀드가 타팀에 비해 몇 배나 많을 정도입니다. 이기는 경기에서도 불펜을 총동원했다는 뜻이구요. 반대로 최하위 LG도 홀드가 3번째로 많은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기는 경기에서만큼은 투수들을 아끼지 않았다는 뜻일겁니다. 불펜이 가장 허약했던 팀은 히어로즈인데, 불펜의 패전만 28차례나 됩니다.
아래는 구단별 불펜투수의 투구이닝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선발투수와 달리 구원투수는 에이스급을 정하는 기준이 애매해서 그냥 평균 이상과 이하로만 구분했습니다. 평균자책은 큰 의미가 없기 때문에, 여기서는 WHIP이 불펜진 전체평균(1.36) 이상인 경우가 빨간색, 미만인 경우는 파란색으로 구분합니다.
빨간 꼭지가 가장 두드러지게 튀어나온 팀이 SK 두산 삼성 KIA인데, 그만큼 좋은 불펜투수가 여럿 있었다는 뜻입니다. 반면 한화는 불펜 자원이 많지 않아 마정길-토마스에 많이 몰려있음을 알 수 있고, 히어로즈와 LG는 사정이 더 심각해서 평균보다 낮은 WHIP을 기록한 투수들이 마당쇠 역할을 해야 했을 정도입니다. 롯데는 선발이 긴 이닝을 버티는만큼 불펜의 투구이닝은 많지 않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불펜의 튼튼함을 이야기할 때는 거의 박빙의 승부 또는 이기고 있는 경기를 마무리하는 능력을 따집니다. 그런데 불펜투수의 기록에는 패배가 확정된 순간에 나오는 경우도 포함되기 때문에 기대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그래서 각팀이 리드하고 있는 상황, 동점인 상황에서의 불펜투수의 그래프만 따로 모았습니다.
모든 투수가 골고루 나눠 던지는 역할분담이 인상적입니다. 정우람 정대현의 투구이닝이 많지만, 윤길현 조웅천 김원형 등이 부담을 덜어주기 때문에 안정적인 불펜 운용이 가능합니다.
두산의 튼튼한 불펜은 사실 세 명의 투수 덕분입니다. 동점 상황에서는 이재우, 리드할 때는 임태훈. 동점 상황에서 가장 많은 이닝을 던진 이재우는 덕분에 불펜투수로 10승투수 대열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사실 후반기 임태훈이 다소 부진할 때 위기가 올 수도 있었지만, 김상현이 급성장하면서 또 한 명의 필승 계투조를 이루었습니다.
선발 로테이션이 가장 확실했던 롯데는, 그만큼 불펜투수들의 투구이닝도 적고 등판한 투수 자체가 가장 적습니다. 그 중에서 뒷문이 불안했던 점도 없지 않지만 최향남 임경완 코르테스 등이 번갈아 마무리를 맡으며 나름 선방했습니다. 좌완 스페셜리스트 강영식은 로이스터 감독이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불펜입니다.
삼성은 불펜왕국답게 가장 많은 투수들이 등판했고 투구이닝도 가장 많습니다. 그러나 "권총"(권오준 권오원 권혁)이 맹활약하던 시절과 달리, 주요 불펜투수들의 부상 때문에 정현욱과 권혁이 많은 짐을 떠맡았습니다. 특히 경기 중반 이후 리드를 잡으면 어김없이 등판했던 정현욱은 불펜으로만 90이닝 이상 던져야 했습니다. 권혁이 정상 컨디션이라면 셋업맨을 맡았겠지만, 오히려 리드 상황에서 권혁의 등판은 많지 않습니다.
한화는 선발진도 류현진이 홀로 끌고 왔는데, 불펜은 마정길과 토마스 두 명이 힘겹게 끌고간 셈입니다. 안영명과 최영필이 작년만 못했고, 윤규진의 부상 등으로 불펜 자원이 충분치 못했습니다. 마정길은 불펜 투구이닝(92.2이닝)이 가장 많았던 투수입니다.
마무리 한기주 외에 KIA의 불펜을 이끈 선수는 유동훈과 손영민, 모두 잠수함 투수입니다. 반면 좌완 양현종 문현정은 기대보다 활약이 더뎌 불펜이 한 쪽으로만 쏠린 경향이 있습니다. 투수진은 풍부하지만, 불펜은 선발진만큼 안정적으로 꾸리지는 못했던 것 같습니다.
불펜이 가장 허약했던 히어로즈. 사실상 긴박한 상황에서는 송신영 혼자 다 떠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그나마 순위 경쟁에서 탈락한 후반기에는 다른 투수들을 기용하기도 했지만, 송신영에게 너무 집중된 불펜 운영은 성공적이지 못했습니다. 황두성 조용훈 박준수 등 좋은 불펜투수가 많았기 때문에 아쉬운 대목입니다.
시즌 초 정재복에게 너무 집중되어 있던 LG 불펜은, 후반기 들어 이재영과 우규민이 짐을 많이 나눴습니다. 마무리로 보직을 바꾼 정재복은, 정작 마무리로 등판할 기회가 많지 않아 쉬는 날이 많아졌고, 대신 셋업맨 역할을 맡은 이재영이 후반기에 자주 모습을 보였습니다. 마무리에서 탈락했던 우규민도 중간계투로 감을 조율했는데 2007년만큼의 구위는 살리지 못했습니다.
정리하자면, SK는 골고루 잘 던진 튼튼한 불펜이었고, 두산과 삼성은 특출난 2~3명의 불펜으로 튼튼하게 뒷문을 잠근 경우였습니다. 롯데와 KIA는 무난했지만 약점이 있었고, 한화와 LG는 가용자원이 부족해 힘겹게 틀어막았고, 히어로즈는 가용자원이 있었음에도 불펜이 신통치 못했던 셈입니다.
돌이켜보면, 불펜투수로 성공한 이들이 오랫동안 강한 포스를 유지하는 경우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개 잦은 등판의 후유증으로 부상이 찾아오거나 구위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지금 삼성이 그런 싸이클에 걸려 있는 듯싶습니다. SK 정도의 선수층이 아니라면 어느 팀이나 이런 굴곡을 피해갈 수 없을 것 같기에, 내년에는 올해와 전혀 다른 양상을 볼 수 있게 될는지도 모르겠습니다.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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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는 절반 이상이 투수 놀음이라는데 그 중에서도 선발투수의 중요성은 예나 지금이나 강조되는 대목입니다. 야구선수 중 가장 몸값이 바싼 포지션이 선발투수이기도 하죠. 2008년 시즌, 8개구단의 선발진을 정리해봤습니다. 가장 강한 선발진은 어디였을까요?
먼저 8개구단 선발진의 기록입니다.
이것은 선발투수의 기록만 모은 것입니다. 선발과 불펜을 병행한 투수는 선발등판시의 기록만 가산되었습니다. 평균자책으로 보면 SK-롯데-KIA가 3점대 평균자책의 선발투수진을 보유했고, LG와 삼성은 5점대의 부진한 평균자책을 보였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4위 삼성이 선발 평균자책은 최하위라는 점입니다. 선동열 야구가 원래 선발보다 불펜을 강조하는 스타일이라고는 하지만 예년에 비해 선발이 너무 부진했고, 이 때문에 막판까지도 4강이 힘들지 않나 싶을 정도로 고전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4강에 오를 수 있었던 힘은 튼튼한 불펜과 리빌딩된 타선 덕분이었죠.
선발투수의 이닝을 보장하지 않고 불펜을 최대한 활용하는 스타일의 야구가 SK와 삼성이 대표적인데, 여기서 또 흥미로운 점은 두 팀의 선발 승률입니다. SK의 선발 승률은 0.629, 삼성의 선발 승률은 0.422로 큰 차이가 있습니다. SK는 선발이 승리투수 요건을 채운 뒤 일찍 강판되고 불펜이 틀어막은 경우가 많았고, 삼성은 선발이 부진해 조기강판 당한 뒤 경기를 뒤집은 경우가 더 많았다고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퀄리티 스타트(6이닝 3자책점)와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은 모두 롯데가 월등히 많습니다. 선발투수의 투구이닝도 가장 많았고, 그만큼 선발진의 구위가 좋았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히어로즈 선발진은 평균자책은 보통이지만 WHIP은 상위권 팀에 뒤지지 않을 정도로 좋았습니다. 투수들의 구위는 좋았으나 팀전력이 떨어져 실점이 많았던 셈입니다.
아래는 구단별 선발투수의 투구이닝을 그래프로 나타낸 것입니다.
그래프 색깔이 빨간색은 1~2선발급의 평균자책(3.55 이하)을 기록한 투수, 오렌지색은 평균 이상의 평균자책(4.29 이하)을 기록한 투수, 파란색은 평균 이하의 평균자책(4.30 이상)을 기록한 투수입니다. 1~2선발급의 기준은, 투구이닝 100이닝 이상으로 정했습니다. 아무래도 그 정도 이닝을 소화하려면 각 팀의 주전 선발 자리로 확실히 고정된 투수라고 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마침 100이닝 이상 던진 투수가 19명입니다. 8개구단에 19명이면 1~2선발급 정도 되는 투수가 맞다고 봐도 무방하겠습니다.
그래프만 봐도 "사기"에 가까운 선발진입니다. 에이스급 투수가 3명, 간간히 등판한 투수도 절반 이상은 성적이 괜찮았습니다. 이만하면 시즌 내내 흔들리지 않는 5선발 체제를 구축하기에 모자람이 없는 투수진입니다. 특히 김광현-채병용의 젊은 투톱은 외국인 투수의 도움 없이도 언제든지 안정된 투수진을 꾸릴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SK는 올 시즌 사실상 외국인 선수 1명만으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여기에 내년에는 이승호까지 가세할 예정입니다.)
두산은 2위팀 치고 선발진은 튼튼하지 못한 편입니다. 사실상 주전급 선발 중 에이스급은 없었습니다. 김명제와 이혜천 정도가 평균 이상으로 버텨주었으나, 김명제는 후반기에 거의 쉬었고, 이혜천은 선발과 구원을 오가며 전천후로 등판했습니다. 사실상 1선발이나 다름없었던 랜들은 갈수록 한계가 노출되는 추세이며, 김선우도 아직 한국야구에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입니다.
롯데는 5선발이 가장 확실하게 운영된 팀입니다. 특히 손민한-장원준 투톱은 SK에게도 절대 뒤지지 않습니다. 다소 기복이 있었지만 송승준도 한국야구에 잘 적응을 했고, 시즌 중반부터 합류한 조정훈의 활약은 그야말로 기대 이상입니다. 승운이 따르지 않았지만 이용훈도 성공적으로 복귀를 마쳤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오히려 외국인투수 매클래리가 가장 부진한 선발투수였을 정도이니, 이 토종 선발진의 위력은 내년에도 무시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앞서 선발 평균자책 최하위가 삼성이라고 살펴보았습니다. 아니나 다를까, 윤성환만 평균 이상이었고, 나머지 투수는 모두 부진했습니다. 기대를 모았던 배영수도 부진했고, 마당쇠 정현욱도 컨디션 조절이 쉽지 않아서인지 선발등판 시에는 썩 좋지 못했습니다. 외국인 투수도 번번히 신통치 못해 골치를 썩혔는데, 마지막 용병인 에니스는 그래도 나쁘지 않았지만 시즌 막판 부상으로 귀국해 재계약은 불투명합니다. 게다가 이 선발진 중 전병호와 이상목은 내년에 더 이상 볼 수 없습니다. 용병 농사에 따라 또 희비가 갈릴 수 있어 보입니다.
한화도 선발진은 류현진을 빼면 신통치 못한 편입니다. 그나마 2선발 몫을 했던 정민철도 부진했고, 기대를 모았던 유원상은 아직 제구력 불안으로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은퇴가 멀지 않은 송진우, 불펜을 오가는 양훈과 최영필 등 대체 선발진도 전망이 밝은 편은 아닙니다. 유원상이 껍질을 깨서 류현진과 투톱을 이룬다면 그래도 중심이 잡힐텐데, 현 상황에서는 계속 류현진에게만 부화가 몰리는 지경입니다.
KIA는 투수진은 상위팀 못지않게 좋습니다. 다만 물 먹은 타선 때문에 6위에 그쳤을 뿐, 투수진만 보면 어느 팀에도 뒤지지 않을 멤버입니다. 특히 윤석민-이범석의 투톱이 매우 좋았고, 대체용병으로 영입한 디아즈와 데이비스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서재응은 부상 등으로 인해 아직 완전히 적응하지 못한 모습이지만, 서재응까지 제 컨디션으로 합류하면 선발진은 8개구단 중 가장 무서워질 수도 있겠습니다.
히어로즈의 좌완 듀오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황두성과 김수경도 충분히 각각 불펜 외도와 부상으로 제 컨디션을 유지할 수 없었지만 나름 선방했습니다. 팀전력이 많이 약해지고 훈련이 부족했다고 하지만 유니콘스 시절의 밑바탕은 아직 없어지지 않은 셈입니다. 내년에는 상무에서 신인왕 출신 오재영이 돌아오기 때문에 용병 없이도 선발진을 꾸리는 것은 지장이 없을 듯싶습니다.
봉중근과 옥스프링 외에는 선발투수가 없었다고 보는 편이 나을 것 같습니다. 투톱의 파워만 놓고 보면 LG도 절대 상위권 팀에 뒤지지 않지만, 그 뒤를 받쳐줄 선발이 전무했습니다. 브라운의 부진과 박명환의 부상이 컸고, 열악한 상황에서 정찬헌만 매를 많이 맞았네요. 후반기에는 심수창이 3선발 노릇을 했는데, 기대에는 훨씬 못 미칩니다. 내년에도 페타지니 재계약 이야기가 나오기 때문에, 결국 빈 3자리의 선발진은 국내 선수들로 메워야 하는데, 박명환의 복귀 또는 FA 영입 등의 이슈가 크게 느껴질 것 같습니다.
정리하자면, SK와 롯데의 선발이 강했고, KIA와 히어로즈의 선발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한화와 LG는 특정 선수만 분전했고, 삼성은 그마저도 부족했으며, 두산은 선발진은 썩 좋지 못했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선발에 확실한 중심축이 있는 SK 롯데 KIA 히어로즈 LG는 남은 선발진을 어떻게 메우느냐에 따라 팀전력의 플러스 마이너스가 상당히 차이가 날 것 같습니다. 반면 선발진의 중심 자체가 아직 불안한 두산과 삼성은 용병 농사가 다른 팀들보다 훨씬 중요할 것 같습니다.
- 인용한 기록은 아이스탯(www.istat.co.kr)을 참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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