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넌트레이스가 약 1/5가 지났습니다. 지금까지 각 팀의 투타 부문 스탯을 정리했습니다. 지금까지 정리했던 것과 같이, 평균보다 양호하면 붉은 계열, 평균보다 나쁘면 푸른 계열로 구분하였고, 각 부문의 1위와 8위는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따로 표기하였습니다.
이번부터는 해당 부문 내 순위를 함께 병기합니다. 가뜩이나 숫자가 많은 테이블 내에서 순위까지 추가하면 더 복잡해보일 것 같아 그동안 순위는 표기하지 않았는데, 1,8위를 제외한 나머지 순위도 궁금해하실 분들이 있을 것 같아서 병기하기로 하였습니다. (모든 이미지는 클릭하면 크게 볼 수 있습니다.)
먼저 모든 스탯입니다.
(늘 말씀드리지만, 희생타는 편의상 분류일 뿐이니 색상이나 순위에 구애받지 말아주세요.)
시즌 시작 후 바로 정리했을 때와는 또 많은 변화가 보입니다. 물론 상위팀일수록 골고루 양호하고, 하위팀일수록 부족한 부분들이 더 많이 들어옵니다. 하지만 시즌 초라 그런지 여전히 특이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는데, 대표적인 팀이 LG와 KIA입니다.
KIA는 이론의 여지가 없는 베스트 투수진입니다. 타력도 시즌 초보다는 점차 나아지고 있는 중이지만, 그렇다고 팀 순위를 확 끌어올리지는 못하고 있습니다. 반면 LG는 KIA만큼의 임팩트(?)는 부족하지만 KIA와 정반대의 투타 불균형을 안고 있으면서 무려 2위까지 올랐습니다.
선두 SK는 벌써부터 독주 체제로 들어가려는 분위기이고, 그 외에 투타가 가장 안정된 팀은 역시 두산을 꼽을 수 있겠습니다. 그리고 최근 몇 년 동안 투수들이 팀을 지탱해주었다가 작년에 위기를 맞았던 삼성은 시즌 초 다시 투수진이 안정을 찾아가는 모습입니다. 한화의 팀컬러는 여전하고, 히어로즈와 롯데의 부진이 눈에 띕니다.
그러면 각팀별로 나눠서 조금 더 자세히 뜯어보겠습니다.
평균부터 정리했습니다.
시즌이 진행되면서 홈런/에러/병살은 조금씩 줄어들고 있습니다. 타율은 큰 변화가 없지만 전체적으로 득점이 더 많아진 양상을 볼 수 있고, 이것은 홈런이나 안타가 늘어서라기보다는 도루나 희생타 등 작전 구사가 좀 더 본격화되면서 공격의 집중력이 나아졌다고 보는 편이 옳을 것 같습니다.
그러면 이제 각 팀별로 살펴보겠습니다.
SK는 명불허전입니다. KIA의 투수들과 한화의 타자들이 워낙 크레이지 모드이기 떄문에 부문별로 최상위를 기록한 것은 많지 않지만, 골고루 2위권에 해당되는 균형을 맞추며 특별한 빈틈을 찾을 수 없습니다. 시즌 초에는 작년처럼 에러가 많은 편이었으나 이것도 서서히 나아지고 있는 중입니다.
(제가 야구 관련해서 글 쓰기 시작한 이래 8개구단 관련 글은 대개 팀순위 순으로 정리했는데, LG가 이렇게 위에 나온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잠깐 눈물 좀 닦고.. ㅠ.ㅠ)
LG가 작년과는 비교할 수 없는 집중력을 보이며 2위로 올라섰습니다. 그런데 스탯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최상위권의 전력이라고 하기엔 분명히 약점이 많이 있습니다. 몰라보게 달라진 팀 분위기로 한달음에 몰아쳐 2위까지 올라섰지만, 일단 투수진이 분발하지 않으면 4강권도 장담할 수 없는 것이 분명한 현실입니다. 부상 투수들이 성공적으로 복귀만 해준다면, 쉽게 무너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특히 "삼진 대마왕" 타선의 선구안이 몰라보게 좋아진 것이 2009년 LG 타선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는 초석이 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두산은 여전히 투타가 고루 뛰어나지만, 미칠듯이 몰아친 시즌 초에 비해 타력이 살짝 슬럼프 기미가 보입니다. 볼넷을 가장 많이 골라내는 등 많이 누상에 나가는 능력은 여전히 탁월하지만, 그것을 득점으로 연결시키는 과정이 시즌 초보다 조금 막힌 듯싶습니다. 그렇다고는 해도, 일단 투수진이 "자멸"하지 않는 기본기가 되어 있고, 수비도 튼튼하기 때문에 4강권 밖으로 밀려날 일은 어지간해서는 없을 거라고 봅니다.
삼성은 시즌 초보다 공격력이 한 풀 꺾였습니다. 하지만 투수진이 안정되어 있고, 특히 삼성 특유의 삼진을 많이 잡고 볼넷은 적게 내주는 모습도 회복하고 있기 때문에 5할 승률은 꼬박꼬박 유지하고 있습니다. 공격에 있어서 팀컬러가 확 바뀐 것도 볼 수 있는데, SK 두산처럼 도루와 희생타를 적절히 구사하는 "발야구"의 면모를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다만, 거포들이 그 뒤를 효과적으로 뒷받침해주지 못하는 부분이 숙제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한화는 뽑을 것은 확실히 뽑고, 내줄 것은 확실히 내주는, 그 특유의 팀컬러가 계속됩니다. 여전히 화끈한 장타 위주의 공격력으로 최다 득점, 게다가 컨택도 좋아져서 팀타율도 많이 올라갔습니다. 하지만 득점이 늘어난만큼 실점도 늘어나고 있는 것이 불안요소인데, 선발과 불펜 모두 양적으로 힘에 부치는 모습입니다. 2008년에는 최고의 수비력을 보여주었으나, 올 해는 한상훈의 군입대 등으로 인해 수비가 다소 불안한 모습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최고 투수에 최악의 타자들이라는 극단적인 대비는, 타자들의 분발로 점차 양호해지고 있습니다. 투수들은 여전히 난공불락, 그리고 타자들도 페이스가 서서히 올라옵니다. 최희섭이 살아나면서 "홈런왕 김기아"라는 비아냥은 더 이상 듣지 않아도 될 것 같구요. 이용규 등 부상자가 적지 않은 상태에서 이만큼 해주고 있기 때문에, KIA도 베스트 전력으로 붙으면 충분히 4강권에 뒤쳐지지 않는다고 생각하는데, 일단 그 놈의 "불운"부터 먼저 떨치고 올라서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당초 내야수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있었으나, 아직까지는 수비도 튼튼하게 투수들을 잘 도와주고 있는 중입니다.
히어로즈의 초반 행보는 투타가 모두 무언가 아귀가 맞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시즌 초 타력이 폭발했을 때는 투수들이 감을 잡지 못했고, 이제 투수들이 조금씩 감을 잡기 시작하니까 타자들이 갑자기 슬럼프에 빠지고 있습니다. 노장 선수들이 부상과 부진으로 이탈해 있고, 그 자리를 메워줄 백업 선수층이 튼튼하지 못한 것이 발목을 잡고 있습니다. 아직 장원삼 마일영 김수경이 동반 부진한 투수진이 서서히 페이스가 올라오고 있기 때문에 이렇게 하위권으로 고정될 것 같지는 않지만, 일단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시즌 초 롯데의 부진이 꽤 오래 갑니다. 아무리 동계훈련을 타팀보다 약하게 치뤘다고 하지만, 작년에 보여준 투타의 밸런스가 이렇게 한꺼번에 무너질 수 있다는게 신기할 정도입니다. 아직 손민한이 합류하지 않은 투수진도 반전의 계기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지만, 더 심각한 것은 타선 쪽입니다. 타자들의 부진이 너무 깊어지는데, 돌파구를 빨리 찾지 못하면 그 후부터는 조바심 때문에 더 슬럼프가 길어질 우려가 있습니다. 작년에도 수비가 튼튼한 편은 아니었지만, 올 해도 시즌 초부터 계속 수비까지 불안하기 때문에 설상가상입니다.